'영상이 필요하신가요?' 서술형 인생을 선택한 그의 답안지에 적힌 이야기 – 비렉트 윤치형 대표
5월 18, 2012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소통 법은 얼굴을 마주하고 손짓을 쓰며 말을 하는 것이다. 이에 가장 가까운 정보 전달매체는 ‘영상’이다. 점차 영상의 파급력은 커지고 있다. 윤치형 대표는 이 상황에 발 맞춰 작년 7월 ‘내로우캐스트’를 설립하고 ‘Virect(비렉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비렉트는 영상이 필요한 영상수요자와 이를 제작해줄 영상제작자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이다.

영상을 잘 만드는 프리랜서 제작자들은 많다. 그들은 지인의 소개나 영상제작사의 알바 등을 통해 일거리를 얻는다. 하지만 일거리가 항상 부족해서 걱정이다. 반면에 홍보 영상을 만들고 싶은 중소기업사장 등 영상수요자들도 많다. 하지만 영상제작사에 알아보면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고민한다. 이들을 연결해주기만 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이 역할을 하기 위해 비렉트가 등장했다. 제작자도 좋고 수요자도 좋고, 더불어 수수료 받는 비렉트도 좋다.

영상제작자로 활동하고 싶으면 비렉트 홈페이지에 등록을 하면 된다. 그리고 로그인을 하면 비렉트에 등록된 작업이 보인다. 제작자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읽고 자신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면 ‘신청’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수요자들은 신청을 한 제작자들의 프로필과 그간 작업 영상 등을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한다.

<윤치형 대표(오른쪽)과 비렉트 팀원들>

 

영상이 필요할 땐, 비렉트

 

-영상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나요?

“한번은 전화를 받았는데 중학생 학부모래요. 회장 선거를 나가는데 선거 유세 동영상을 만들 수 있냐며 문의가 왔어요. 그럴 정도로 동영상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매체도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지금은 길만 걸어도 다 화면이에요. 지하철 기다리면서도 화면이 보이고 지하철 안에도 있고요. 영상에 대한 수요는 점점 많아질 겁니다.”

-기존의 영상제작사와 비교해 비렉트의 장점은?

“첫 째로 제작자 네트워크가 이루어져있는 것이죠. 일반 프로덕션은 많아도 감독이 5명 정도 밖에 없어요. 그러면 나올 수 있는 스타일이 한정될 겁니다. 반면에 우리는 제작자로 등록한 회원이 150명이 넘으니 다양한 스타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 보통은 지방 촬영 나가면 출장비가 들겠죠. 하지만 우리는 제작자 네트워크 자체가 지방에도 있고 심지어 외국에도 있습니다.”

이어 두 가지의 장점을 더 들었다. 두 번째는 온라인에서 견적을 자동으로 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제작사는 전화로 일일이 견적 상담을 하고 나서 견적서를 만들어 보내주는 절차를 거친다. 이를 합리적으로 바꾸기 위해 나름의 기준을 세워 가격을 표준화 시켰다. 가격도 합당한 수준에서 책정했다. 온라인상에서 동영상 종류나 필요한 부분 등을 체크하면 실시간으로 바로 견적서가 나온다.

마지막 장점은 기존의 제작사에 비해 뉴미디어를 잘 활용한다는 것이다. 영상을 만들면 유튜브 등에 업로드해서 배포 해준다. 또 ‘Vimeo’를 이용해 화질도 Full HD 급으로 제공한다. 윤 대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도 막힘없이 재생됩니다. 대부분 영상 제작사들은 영상만 주로 하는 업체지만 저희는 소프트웨어를 하는 회사니까 이런 부분을 잘 알죠.” 라고 덧붙였다.

비렉트는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질 때 쯤, 조금씩 풀어놓는 윤 대표의 인생관을 들을 수 있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좋은 직장에 몸담아온 그는 계속 그렇게 평탄한 삶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박차고나와 도전의 연속인 스타트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분명 보통 결심이 아니었을 것이다.


“창업의 경험으로 인생을 사는 관점이 영영 달라질 것이다.”

“저의 그 동안의 인생은 ‘객관식 인생’이었어요. 초, 중, 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교를 진학했죠. 대학원을 1년 더 다닌 후 회사에 다니고 병역특례로 연구원 생활을 하기도 했고요. 거기까지는 물론 내 의지가 반영되긴 했지만, 해야만 했던 일들을 한 겁니다. 객관식 선택이었죠. 그러다가 작년에 ‘내가 한번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 결심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부터는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 인생을 살기로 한 겁니다. 내가 써나가는 인생이죠.”

객관식은 나와 있는 답 중에 고르는 것이지만 서술형은 공백 란에 자유롭게 무슨 말이든 쓸 수 있다.

-창업을 시작할 때 두려움은 없었나요?

“두려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제가 와 닿던 말 중에 하나가 본엔젤스 장병규 대표님이 해주신 조언인데요. ‘창업하지마라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그러면서 덧붙이셨어요. ‘창업을 했을 때,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간에 창업 경험을 통해 인생을 사는 관점, 방식이 영영 달라질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창업이 잘되든 아니든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죠. 근데 (창업 해보니) 재밌어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재밌어요.”

-정말로 사는 관점이 달라졌나요?

“네. 달라진 걸 엄청 느낍니다. 태도도 바뀌고 일하는 방식, 관점도 많이 바뀌었어요. ‘이렇게 사는 게 주인 된 삶을 사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학교 다닐 때, 그런 경험 있잖아요. 대부분 시험을 봐야하니 공부를 하지만 어떤 과목은 굉장히 재밌을 때요. 저는 인공 지능 과목이 그랬는데요. 이틀 밤을 꼬박 새서 프로그래밍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하고 싶고 재밌어서 했거든요. 그 경험이 좋았어요. 지금 하는 일이 그런 느낌이랑 비슷합니다.”


서비스를 거래하는 무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온라인으로 뭔가를 하는 것이 오프라인으로 하는 것 보다 편리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죠. 옷이나 신발 같은 ‘상품’에 대해서는 온라인 구매 전환이 많이 됐잖아요. 그런데 ‘서비스’는 아직 온라인에서 구매비율이 적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마다 퀼리티도 다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서 그런 거죠. 하지만 우리가 플랫폼만 잘 만들어주면 충분히 그 안에서 거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비렉트는 ‘영상제작’이라는 서비스를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또 다른 서비스를 거래하는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머리를 자를 때도 온라인으로 미용사의 프로필, 사람들의 평, 가격 등을 보고 미용사를 골라서 찾아갈 수 있으면 유용할 것이다. 이삿짐 업체, 부동산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저는 아트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을 좋아합니다. 영상도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작업이잖아요.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그들이 독립영화처럼 돈 안 되는 일을 하려면 돈 되는 일도 해야겠죠. 그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이베이도 어느 순간부터 아마추어 화가들이 작품을 올리고 판매할 수 있는 데뷔무대가 됐다. 한국의 많은 크리에이터들도 이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을 위한 무대를 비렉트가 열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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