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타트업의 뿌리에서, 이제는 모든 스타트업의 지지대로.'Daum'
5월 18, 2012

1995년 2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직원 3명이 작은 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1997년 국내 최초로 무료 웹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0년 국내 웹사이트로는 최초로 하루 페이지뷰가 1억 회를 넘게 된다. 한국 벤처 붐을 불러온 IT 기업, Daum Communications의 시작이었다. 그 후 10년이 흘러 Daum은 지금 또다시 새로운 벤처 붐을 꿈꾸고 있다. beSUCCESS는 그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놓고자 Daum 전략투자 팀 최세훈 님을 찾았다.

 

-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Daum의 테두리에 가둬놓지 않겠다
처음 국내에 IT 벤처 붐이 휩쓸고 지나간 후, 그 거품에 대한 논란이 많이 제시되었다. 그러면서 벤처 투자는 소규모로 음지에서만 진행되게 되었고, 그마저도 Daum은 검색 서비스에 관련된 벤처만 투자대상으로 삼았다. 오로지 국내시장만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떠한 벤처에 투자하건 궁극적으로는 Daum의 유져, 트래픽을 확보해서 광고주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로 접근했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과 같은 웹 서비스의 성공 사례가 정신을 바짝 들게 하였다. 시야를 넓히고, 색다른 관점을 가지게 된 것이다.

“ Daum의 전략적 투자는 '우리의 옷을 입히려 하지 말자'를 핵심에 두고 있어요. 벤처는 벤처의 문화가 있고, 그들의 생각이 있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으니 저희는 1차 지지자가 되어주는 거죠. ”

그는 이러한 관점의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할 예시로 동물원을 들었다. 벤처라는 판다를 Daum이라는 동물원에 가둬놓으면 한때 관중이 많이 생기고, 관람하기 위해서 돈을 내고 오긴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판다는 동물원 우리 안에서만 지내며 성장 가능성이 제한된다. 하지만 자연으로 판다를 방목한다면 그들이 가족도 만들어가고 아기 판다들도 생기며 그 안에서 또 우수한 팬더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 우리 동물원에서 재롱을 떠는 게 아니라 진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전략투자의 초점에 두고 있어요. 그게 다른 투자회사와 다른, 저희만의 강점이죠. ”

 

-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큰 그림에 맞는다면 벤처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
사실 대부분 기업도 그런 자율적인 투자환경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자회사로 들어오게 되면 매출이나 실적 압박 때문에 강하게 개입하게 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Daum도 상장법인이다 보니 재무적인 지표도 좋아야 하고 영업 이익, 주주와의 관계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기에 Daum의 임원이 투자 벤처에 들어가 개입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업방향을 논의하는 수준까지만 개입하는 형태로 변했다.

“현재의 수익모델로는 손해가 더 큰 상황이지만 저희와의 큰 그림이 일치할 가능성이 있다면 존중하기로 했어요. 경영권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 정도까지는 인수하겠지만 실제로 저희 직원이 벤처를 통제한다거나 우리의 방향을 강하게 요구한다거나 하는 활동은 없을 겁니다.”

 

- Daum이 꿈꾸는 큰 그림? 벤처 연합군과 만들어가는 서비스
그렇다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리는 그 큰 그림이 뭘까? 다소 엉뚱하게도 ‘서비스 동맹, 연합군 같은 걸 만들어보고자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단순히 큰 수익을 낼 것 같은 업체들을 인수하거나 투자해서 그 영향력을 흡수하고자 하는 투자의 개념이 아니다. Daum의 벤처투자는 될성부른 벤처에 투자하고 앞으로 서비스들 사이에 연계할 가능성이 큰 벤처를 발굴한다는 쪽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벤처를 확보하고, 그들끼리 자체적으로 인력과 같은 자산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플랫폼을 꿈꾸는 것이다.

“ 그러다 Daum과 함께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그 중 몇 벤처와 연합해서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형태인 거에요. 그렇다고 방임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Daum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회계, HR, 재무 등 모든 부분에서 조언해 드리고 도와 드릴 거에요. ”

투자하는 모든 회사의 인력, 아이디어 등 사소한 부분도 꼼꼼하게 조사해서 Daum에서 투자하는 다른 회사들과 소개해주고 안내해주고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한다. 정말 동아리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연합군 개념인 셈이다.

 

- Daum이 먼저 생각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투자 협상은 그 다음이다
Daum이 스타트업에 대한 내부적인 검증을 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진행된다. 일방적으로 스타트업에 ‘우리의 서비스와 이렇게 맞춰라’ 하고 방향성을 제안하는 걸 가장 꺼린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Daum의 서비스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세부적으로 수백 개의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기에 당연히 벤처 입장에서는 협상하기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 현재 Daum에서 어떤 서비스를 하는 데 사실 이 부분은 좀 약하지만, 이 부분은 보이는 바와 다르게 강하다 하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씀 드려요. 저희의 자산을 설명하고, 혹시 상대 벤처가 필요로 하는 점이 있을지 찾아가는 과정이죠. ”

마치 Daum이 심사를 받고 인터뷰를 받는 느낌으로 진행한다는 것. 그러다 보면 양쪽 모두 새로운 그림이나 방향성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그는 특정 기준을 두고 벤처를 발굴하기보다도, 그렇게 서로의 퍼즐이 맞춰지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 정말 괜찮은 벤처라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함께 하고 싶다
올해 Daum은 변화된 모습만큼이나 많은 금액, 다양한 벤처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투자의 상한선을 두기보다는 몇 천만 원, 몇 백 억 규모라도 필요하다면 투자할 만큼 의지가 굳다. 물론 그렇게 큰 규모의 투자를 하다 보면 마냥 5년 10년 후를 기대하며 투자한 벤처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치보다도 미래에 Daum이나 Daum과 함께하는 다른 관계사들과 명확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면 그걸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자 한다.

 

- 아쉬운 점? 창업가의 신념은 존중하지만,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모든 창업가는 큰 결단과 비전을 지니고 벤처를 시작하기 마련이다. 안정된 생활을 포기한 만큼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최종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간혹 그 그림에만 집중해서 주위를 못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길에 확신하는 건 좋지만, 독단과 아집을 가지고 가는 건 위험하다는 점을 잊는 것.
이는 초반 벤처가 많이 틀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그 외/내부 구성원 간의 의견충돌이라는 점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창업가들은 보통 자신들이 구상한 큰 그림을 향해 고속도로를 타고 달려가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사실 그렇게 빠르게 성공하는 사례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거의 없다.

“ 목표지점을 향해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거기까지는 좀 돌아서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에요.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데, 그럴 때 유연하게 잘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적은 편이죠. 좀 안타까워요. ”

 

- Daum이 먼저 양보하고 헌신할 테니, 좋은 회사를 만들어주세요.
Daum의 강점 중 하나는 벤처 투자에 대해 헌신적으로 임한다는 점. 벤처에 있어 1,2차 초기투자는 미래를 결정지을 만큼의 영향력을 미친다. 그만큼 중요한 투자이기에 투자 받는 쪽도 하는 쪽도 서로 엄청난 계산을 하고 치밀하게 재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계산이 뒷받침된 협상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결국 서로 시너지 날 요소가 없다고 말한다. 원래 투자라는 건 양측 중 누구 한쪽은 양보와 헌신을 해야 하고, 그 양보와 헌신을 Daum이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 사실, 벤처가 헌신할 수 있는 여지는 적잖아요(웃음) 헌신을 받을 게 없는 벤처한테 우리가 투자한 만큼을 전부 내놓으라는 건 가진 자들의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Daum이 이만큼 자산, 인력,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데 쓸만합니까? 쓸만하시면 저희랑 한 번 좋은 그림을 그려 볼래요? 물론 그 그림을 Daum에 들어와서 하라는 게 아닙니다. 저희는 투자만 할 테니, 자유롭게 하세요. 그냥 좋은 회사만 만들어주시고, 나중에 Daum이랑도 함께 잘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하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

그는 '계약서에 도장만 찍어봐라, 우리가 경영권 인수하는 순간 다 바꾸고 마음대로 조종할 테니까' 하는 음흉한 늑대 플레이는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강조했다.

 

사실 Daum은 성공 이후에 달라졌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벤처 정신을 잃었고, 안전한 수익모델에 안주했고,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잃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는 동안 선두를 내주는 뼈아픔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벤처보다도 더 벤처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시동을 걸고 있다. 누구보다도 먼저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고, 국내에서 선두로 N 스크린 사업을 시작하며 다시 정신 바짝 차리고 벤처와 같은 자세로 함께 연합하여 같은 곳을 바라보려 하는 것이다.
한국의 벤처 연합군을 꿈꾸는 Daum은 beLAUNCH의 공식 후원자로, 벤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한다. 그들이 한국 벤처 계를 또 어떻게 흔들어놓을지, 눈앞에 펼쳐질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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