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2014] “앞으로의 15년, 우리가 준비할 것은 신뢰 사회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
11월 25, 2014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의 마지막 날 행사에서는 본엔젤스 장병규 대표와 잡플래닛 황희승 대표, 눔코리아 이혜민 대표가 <앞으로의 15년, 무엇을 준비할까>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본엔젤스 장병규 대표는 좌담회에 앞선 강연을 통해 "앞으로의 15년 동안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어 갈 두 가지 키워드는 신뢰 사회와 글로벌 진출 인프라 구축"이라 면서, "글로벌 진출 시 해당 스타트업이 고스란히 모든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뛰어넘어야만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세 대표가 함께한 좌담회에서는 현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다음은 좌담회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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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이하 잡): 요즘 들어 IT 회사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 예전 2000년대 버블 현상이 다시 온 것은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이하 본): 개인적으로는 작년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적어도 한국만큼은 명확하게 버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본 입장에서 소위 말해 돈을 태우는 속도보다 성장하는 속도가 높는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 투입되는 자금 대비 성장 속도가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최근 국내 스타트업과 만나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훌륭한 회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들은 고생은 하겠지만 글로벌로 나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는 곳도 많다. 요즘은 오히려 좋은 회사가 너무 많아서 힘들 정도다. 본엔젤스도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자금을 소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러 면에서 봤을 때 한국 스타트업은 명확히 버블이 아니다.

이혜민 눔코리아 대표(이하 눔): 눔 역시도 사업 지원금을 받았었다. 최근 정부 주도의 각종 행사와 지원이 많다. 정부에서 이런 것은 좀 그만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나.

: 정치적 발언을 유도하신다.(웃음) 정부가 하는 일 중에 몇 가지를 보면 솔직히 별로인 것도 많다. 개인적으로 저도 세금을 많이 내는 편인데, 이런 돈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꼭 따져봐야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정부 정책 중에서는 비효율적인 것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생태계 속에서 스타트업이나 중견, 중소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비효율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작은 기업들을 육성하는 정부 정책의 큰 방향은 맞게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에는 정부 관계자 분들도 열린 마음으로 이 쪽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늘었다.

: 정부 쪽은 건드리지 말아달라.(웃음) 주위에 스타트업 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 받기가 너무 어렵다. 시리즈 A 단계로만 넘어가도 투자한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초기 스타트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불균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 창업가는 투자받을 곳이 없고, 투자자들은 투자할 곳이 없다고들 한다. 간극은 분명히 존재한다. 본엔젤스에는 파트너가 총 세 명인데, 이 가운데 내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내 경우에는 창업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창업자에 대한 감정적 애착이 다른 파트너들보다 조금 더 있는 편이다. 본엔젤스가 주로 투자하는 단계보다 더 미성숙한 단계에 회사에 투자를 몇 번 한 적이 있다. 눈이 먼 것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애정이 생기니까 투자를 하고 싶어진다.

사실 투자자는 그러면 안된다. 투자에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창업가에게도 그게 더 도움이 된다. 투자 받기 전까지 한 동안 고난의 시간을 겪으면서 사실 창업자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 내 경우에 애정이 있어 너무 초기 단계에 투자를 해버리니까, 창업가나 회사 자체가 단단해질 과정을 놓치게 만들 수 있다. 가끔은 내가 잘못 투자해서 회사를 망치는 것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었다. 실제 일찍 투자한 회사들 중 잘 안된 곳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투자자와 창업자 사이의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창업가는 더 단단해지고, 투자자는 더 적극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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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스타트업 이야기를 좀 해보자. 이 자리에도 제 2의 네오위즈를 꿈꾸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창업가, 팀원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간단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린다.

: 게임 스타트업은 비게임 스타트업이랑 성격이 많이 다르다. 게임 스타트업이 이렇게 많은 것이 한국 스타트업만의 독특한 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중국에도 미국에도 이렇게 많진 않다. 투자사 입장에서 보면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게임 산업에는 점진적 성장이 없다. 모아니면 도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계속 0이다가 성공하면 밸류가 솟구친다. 게임은 0아니면 1이기 땜누에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하기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다.

그러나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온라인 게임 시대에도 NC 소프트, 넥슨 같은 걸출한 기업이 나왔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어찌보면 성공하기가 더 쉬워졌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게임을 만들어 소위 말해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는 시도는 참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분들이 게임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 사업이라는건 언제든 실패할 수 도 있는 것인데, 일확천금만 바라고 하다가는 폐인되기 쉽다. 

: 우리같은 서비스 업 분야 사람들은 게임 산업에 의해 피해를 본다. 엔지니어들이 게임 업계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모든 엔지니어들이 게임 회사로 간다. 잡플래닛같은 회사는 힘들다.

: 맞다. 엔지니어 정말 없다. 게임 업계, 비게임 업계가 모두 엔지니어들을 데려가기 위한 전쟁 중이다. 최근 라인이 너무 잘되서 연봉도 복지도 좋고 하니까 좋은 엔지니어들이 또 그 쪽으로 많이 갔다.(웃음)

: 소싯적 엔지니어를 영입하기 위해 카이스트에 가서 짜장면을 엄청 사주셨다고 들었다.(웃음) 지금도 게임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데, 엔지니어들을 데려가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공유해달라.

: 어려운 질문이다. 좋은 인재일수록 사실 연봉, 복지보다는 그 조직의 비전과 믿음이 얼만큼 공감되느냐에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런데 엔지니어의 경우 공감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옛날에는 짜장면 한 그릇 사주고 '우리가 남이가'하면 같이 일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요즘 20대는 또 다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엔지니어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비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 간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 앞서 이야기 했지만 블루홀스튜디오에서는 창업가로서, 본엔젤스에는 투자자로서 이중생활을 계속 하고 계시다. 투자자와 창업가는 굉장히 상반된 역할을 가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 가운데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되느냐고 묻는 것인가. 실제로 투자자와 창업가는 많이 다르다. 확실한 것 하나는 사람은 한 순간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가끔 실수도 많이 한다. 그럴 때마다 본엔젤스에서는 나머지 2명의 파트너가, 블루홀스튜디오에서는 이사회 멤버가 그 실수를 고쳐준다. 문제를 팀플을 통해서 풀고있다고 보면 된다.

: 좋은 리더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 나는 각 팀에 맞는 리더쉽이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라면 리더가 조금 부드럽게 접근해야하고, 굉장히 헌신적이고 팔로워십이 강한 팀이라면 리더가 강하게 끌어갈 필요가 있다. 최근 흐름들을 보면 '리더는 이래야만 해'라고 일반화하는 경향이 보여 아쉽다. 모든 회사와 조직은 각기 다른 색깔이 있다.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는 리더쉽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 여러 사업 경험들을 하시면서 롤모델로 삼고 싶거나 존경할만한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

: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나는 내가 이렇게 돈과 가까이 있게될 줄은 몰랐다. 존경할만한 분들은 너무 많지만 굳이 한 분을 뽑자면 피터 드러커다. 경영의 본질은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거쳐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피터 드러커 책을 읽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마지막 질문은 내가 하고 싶다. 황희승, 이혜민 대표는 15년 후에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 15년 후에도 계속 사업하고 있을 것 같다. 창업은 마약처럼 매력적이다. 내가 내린 어떤 결정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과 생활이 바꾼다는 것이 내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든다.

: 현실적으로 46살이다. 아마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있거나, 황희승 대표가 이끌고 있는 팀원들을 위해 맛있는 밥을 해주고 있지 않을까.

: 향후 15년도 이 두 분을 비롯한 국내 창업가들이 글로벌 진출, 신뢰 사회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나도 그런 성장에 일조하는 일원이 되었으면 한다.

정 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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