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위한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 ‘Nitrous.IO’, 71억 투자 유치 스토리
2014년 03월 20일

"개발자 커뮤니티는 대중에게 클라우드 컴퓨팅을 안겨주었죠. 그리고 이제 나이트러스.IO가 개발자들에게 그 은혜를 갚습니다." - 베스머 벤처 파트너스, 데이비드 코완(David Cowan)

음악, 사진, 동영상 등 모든 정보가 가상 공간에 저장되어있어 언제 어디서나 불러낼 수 있는 바야흐로 '클라우드'의 시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클라우드 컴퓨팅을 고안해 낸 개발자들은 여전히 프로그래밍을 위해 무거운 개발 툴을 설치해야만했다.

그리고 이 번거로운 개발환경 구축 과정에서 개발자들을 해방시켜줄, 나이트러스.IO가 최근 71억 가량(665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나이트러스.IO는 따로 개발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파일을 옮길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에게 최적화된 개발 환경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이다. 인도의 아룬 탐피(Arun Thampi), 미국의 앤드류 솔리민(Andrew Solimine), 한국의 김지훈(Pete Kim) 공동 대표는 글로벌 동영상 자막 서비스 VIKI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세 대륙의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투자 스토리를 샌프란시스코의 김지훈 공동대표로부터 엿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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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계의 구글독스 , 클라우드 개발환경 '나이트러스.IO'

"기존 개발 프로그램들이 MS 워드라면, 나이트러스.IO는 구글 독스라고 할 수 있죠"

나이트러스.IO는 클라우드 플랫폼인만큼, 협업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구글 독스와 같이 실시간 협업 편집이 가능하며, 설정한 개발 환경을 클릭 한 번으로 저장하고 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팀 내에서는 물론 멀리 떨어져 있는 개발자들끼리도 손쉽게 업무 환경을 통일할 수 있다.

나이트러스.IO를 만들게 된 것은 개발자이기도 한 김지훈 대표 자신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싱가폴에서 만난 총 세 명의 팀원이 함께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해나가면서 개발 환경이 충돌해 많은 문제를 겪었어요. 예를 들어 내가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추가했는데, 친구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작동이 안되는 식이었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 였습니다." 간단히 만든 프로토타입에 대한 개발자 커뮤니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업로드한 당일에만 5,000여 명이 베타 유저로 등록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실리콘밸리의 스타기업들은 이미 클라우드 상에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중이었고, 이를 50명 정도의 전담 인력이 도맡고 있었죠. 그럴만한 시간적, 재정적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을 위해 나이트러스I.O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지난 7개월 간 베타 버전으로 운영된 나이트러스.IO는 이미 4000개의 기업에서 10만 명의 개발자가 사용하고 있는 인기있는 개발 플랫폼이 되었다.

투자 유치의 비결은 '칠전팔기(七顚八起)' 정신

사용자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2012년 8월 약 100만 달러를 초기 투자(seed funding)받은 후, 이번 시리즈 A를 유치하기까지의 기간은 짧지 않았다. 김지훈 대표는 다소 소모적으로 느껴질지라도 VC와의 미팅을 최대한 많이 가지는 것이 투자 유치의 비결이라고 조언한다.

"3-40개 투자자와 미팅을 했어도, 거절도 확정도 아닌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VC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재밌는 게, 한 곳이 일단 투자를 확정하기 시작하니 물꼬를 튼 것처럼 길이 열리더라고요."

실제로 팀이 자금 조달을 위해 다른 VC와 접촉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2년 전 씨드펀딩을 이끌었던 베스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가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성장률이 높고 시장 반응이 좋은 나이트러스.IO 투자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베스머 벤처 파트너스가 물꼬를 틀자 파이브헌드레드스타트업(500startups), 크런치펀드(Crunchfund) , 비키 CEO 라즈믹 호바기미언 (Razmig Hovaghimian),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애드와도 새버린(Eduardo Saverin), 유명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매니져 빌 애크먼 (Bill Ackman)도 줄지어 투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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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대표는 필연적으로 모든 개발 환경은 클라우드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 변혁의 중심에 나이트러스.IO가 서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투자자들 역시 무거운 비쥬얼스튜디오나 이클립스(기존의 통합 개발 환경)등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개발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나이트러스.IO에서 찾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금은 일반 사용자에 비해 개발환경의 규모성 (Scalability), 관리 (Management), 보안 감사 (Security Audit) 등에 더 엄격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고객들을 위한 전반적인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지훈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칠전팔기의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는 타지에서 온 세 명의 젊은이들에게도 잠재성만 있다면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저력 있는 땅입니다. 계속된 거절로 인해 지칠 수도 있지만 절망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세요."

인도네시아 학생도 실리콘밸리의 탑 프로그래머처럼 일할 수 있는 세상, 
나이트러스.IO가 만들어갈 미래

오늘 날 프로그래밍 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신 프로그래밍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값비싼 장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IT 기술 교육 분야에서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있다. 김지훈 대표는 궁극적으로 나이트러스.IO가 개발도상국의 학생들에게도 수준 높은 개발 환경을 제공해 프로그래밍 교육의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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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해 9월에는 뉴욕에서는 한 노숙자가 앱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노숙자에게 적선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뉴욕의 프로그래머 패트릭 맥콘록(Patrick McConlogue). 3개월 동안 매일 한 시간씩 코딩을 배운 노숙자 레오 그랜드는 “100달러를 받았다면 며칠 더 살았을 뿐이었겠지만,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당시 레오가 앱 개발에 사용했던 개발 도구가 바로 나이트러스.IO다. 낡은 노트북에서도 구동되고, 수 초 안에 개발환경을 제공해주는 편리성 때문이다.

"자동차 운전을 배우는데 자동차를 조립하고 정비하는 법을 당장 배울 필요가 없듯이 어려운 개발 환경 구축은 많은이들이 프로그래밍 공부를 섣불리 포기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장애물입니다. 나이트러스.IO는 그 장벽을 낮추고 세계의 모든 개발자들이 동등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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