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드 #16] 이미지 검색,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코어 기술 스타트업 ‘오드컨셉’
2015년 01월 09일

우리나라에서 고유 기술을 갖고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스타트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테크인사이드에서는 이미지, 동영상 검색이라는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코어 기술 스타트업, 오드컨셉(Odd Concepts)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B2B에 집중한 오드컨셉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롯데백화점과 함께 진행했던 스마트스캐너 프로모션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브로셔를 찍어 바로 상품을 구매하거나 쿠폰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한 오드컨셉의 오드아이(Oddeye)는 많은 고객의 호응을 얻어냈는데요. 오드컨셉의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김정태 CEO, 구경모 연구소장, 문상환 연구개발총괄님을 만나봅시다.

oddconcept1

- 오드컨셉의 주요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오드컨셉은 역방향 이미지, 비디오 검색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보통 검색엔진에서 무언가를 검색해볼 때 텍스트를 입력해서 콘텐츠를 받아보잖아요? 역방향 이미지, 동영상 검색이란 텍스트 키워드 대신 이미지나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입력해서 관련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은 대부분 B2B 형태로 이미지 검색 기술을 라이센싱 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한 회사 내에서도 어마어마한 양의 이미지와 동영상을 갖고 있는데요. 이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자료를 찾고자 할 때나 이미지, 동영상 검색을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할 때 저희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 오드컨셉의 핵심기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먼저 이미지, 비디오 역방향 검색 방법에 대해 조금 설명을 드리는 게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존의 키워드를 이용한 이미지, 동영상 검색의 경우 콘텐츠의 제목이나 주변 텍스트를 이용해 태그 검색에 활용하는 것인데요. 이미지나 동영상을 검색원으로 이용하는 것도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이미지나 동영상에서 특징을 추출하여, 이를 검색 키워드 마냥 이용하는 것이죠. 다만 이때는 텍스트에 비해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하는게 쉽지 않아요. 이미지 내의 특정 오브젝트와 관련된 컨텐츠를 찾고 싶은 것인지, 이미지의 배경이 관심이 있는지, 이미지의 색상이나 분위기가 관심사인지 알기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이것을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특징 영역을 식별하고 그에 맞는 정보를 추출해 내는 기술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특히 최근에 핫 이슈인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미지, 비디오 역방향 검색이 저희만 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저희 오드컨셉이 타사와 가장 차별되는 점을 들자면 ‘검증, 검색 동시처리기술’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내가 원하는 데이터, 정답을 찾고자 하면 오답을 걸러내고 남는 데이터를 정답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통계를 활용한 이 방법에서는 오답이 남아있을 수도 있고 정답이 걸러질 수도 있죠.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검증단계입니다.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이 검증이 시간도 부하도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걸러진 정답 중에서 오답을 찾아낼 수는 있지만 오답이라 오판된 정답을 다시 끌어올 수는 없죠. 이렇게 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게 저희 기술인데요. 이미지나 동영상에서 검색에 사용하기 위한 정보를 추출하게 되는데 이때 앞서 설명 드린 검증에 사용되는 검증 정보도 같이 뽑아 냅니다. 저희는 이 검증 정보를 검색에 바로 사용합니다. 검증 정보를 사용해서 더 정확도가 높은 검색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검증 정보는 기본적으로 검색에 사용되는 정보보다 훨씬 적은 양입니다. 그리고 검증 정보가 기계 연산에 친화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 핵심 기술 관련 국내외 최신 트렌드는 어떤가요?

머신러닝이 많이 각광받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인공지능의 한 분야의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사람처럼 사고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사람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 적용시키는 딥러닝 기술과 함께 쇼핑, 마케팅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저희도 이미지 검색 기술을 이용해서 롯데 백화점과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했었는데요. 롯데 백화점 모바일 앱, 엘롯데(elLOTTE)에 저희 영상인식엔진인 오드아이(Oddeye)를 탑재해 고객들이 상품이나 쿠폰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추면 바로 상품을 구입하거나 쿠폰을 다운받을 수 있게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프로모션 반응도 굉장히 좋았고 저희 입장에서는 이런 프로모션을 통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게 뭔지 등을 시험할 수 있었습니다.

- 경쟁사가 있다면?

원래 이미지 검색 시장에는 활발한 활동을 하는 업체는 전세계에 14개 내외 정도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사는 10개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는 인텔에 인수된 올라웍스, KT에 인수된 엔서즈와 같은 회사가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서너 군데 후발주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는 이들을 경쟁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없던 채널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함께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가는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파트너쉽을 맺고 같이 일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런 회사들 외에도 구글, 아마존처럼 빅브라더도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데이터와 자본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한 빅브라더보다 앞서나가기는 쉽지 않은데요. 저희가 해야 할 것은 정말 남다른 기술을 개발하거나 수직적으로 내 분야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향후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예정인가요?

저희는 웹스케일 데이터베이스에 대응하는 이미지 검색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매일 5억 장에 육박하는 이미지가 올라옵니다.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처리하고 충분히 작동하는 검색엔진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DSC_0798

- 테크스타트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불확실성에 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꾸준히 한 우물만 파는 스타일인데요. 종종 과연 이 시장이 열린다는 우리의 생각이 옳은가? 내가 바로 가고 있는 것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기며 불안해 지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까 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후발주자들이 있고 같은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을 보며 “아, 내가 제대로 보고 있구나” 확신을 하게 되는 거죠. 또 근래에 이미지 검색 기술이 증강현실을 탈피해 콘텐츠나 서비스와 사용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저희 기술 분야에 대한 불안감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좋은 유스케이스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힘든 점이 있다면 개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컵퓨터 비전 관련 관리자는 정말 구하기 힘든데요. 다른 많은 곳도 개발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저희처럼 코어기술을 연구하는 회사에서는 더더욱 힘듭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는 것은 정말 사막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 대기업에 소프트웨어 판매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꼭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새로운 것을 쉽게 도입하지 않는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B2B 업체들은 기업에 맞게 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저희는 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와 사용 코드를 제공하고 기업이 이를 사용하는데 이런 저희의 콘셉트를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습니다.

- 테크스타트업이 더 많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에는 기술에도 유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빅데이터, 2014년에는 IoT가 화두였습니다. 이목도 이런 유행 키워드에 집중되며 지원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처럼 수년 동안 한 우물만 파는 회사들은 힘든 점이 있습니다. 롱런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가진 회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돼야 할 것 같고 기업들은 인사이트를 갖고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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