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요리 배달 서비스 ‘플레이팅’, “워킹맘의 저녁거리 고민 해결한다”
2016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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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초기에는 셰프의 고급 요리를 제공하는 게 목표였다. 운영을 하면서는 30대 워킹맘이나 가족 단위 고객층의 비중이 커져 '집에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 셰프의 특징이 묻어나는 요리'를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셰프의 고메 요리를 자체 키친에서 만들어 고객이 예약한 시간에 배달하는 스타트업 '플레이팅'의 이야기다. 플레이팅의 폴 장(Paul Jang) 대표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조리 음식 배달 서비스 '플레이팅'에 대해 들어보았다.

샌프란시스코 인기 음식 배달 서비스의 장점만 모아 개발

국내 사용자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자체 키친 생산 방식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레이팅'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모바일 잠금화면 서비스 스타트업인 '라켓(Locket)'을 공동 창업해 매각한 경험이 있는 폴 장 대표의 새로운 사업이다.

그는 "라켓의 매각 후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구상 중이던 때,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가장 자주 활용했던 모바일 앱이 무엇이었나를 돌아보았는데 대부분이 음식 배달 서비스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자주 사용했던 먼처리(Munchery), 스프릭(Sprig), 스푼로켓(SpoonRocket), 캐비어(Caviar) 중 캐비어를 제외한 세 서비스가 자체 키친 생산 방식의 배달 음식 서비스다. 이는 각 음식점에서 생산된 요리를 받아 배달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타 음식 배달 서비스와는 달리 음식을 할 수 있는 키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내부 및 외부 요리사를 통해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건강한 음식, 저렴하지만 맛있는 음식, 빠르게 배달되는 음식··· 등 각각의 앱 별로 추구하는 비전이 달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서 좋았다는 그는 이 서비스들의 장점들만 모아 국내 사용자를 위한 고메요리 배달 서비스 '플레이팅'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음원처럼 셰프의 레시피에 대한 로열티 제공

플레이팅의 내부 요리사 팀은 유명 레스토랑 셰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레스토랑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 레스토랑 셰프는 자신만의 레시피를 제공하고 플레이팅의 내부 요리사 팀은 플레이팅 메뉴의 특징인 전자레인지를 통해 조리되어도 요리가 맛있을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제공한다.

장 대표가 플레이팅과 가장 많이 닮은 서비스로 꼽은 '먼처리'는 공유경제 개념이 도입된 음식 배달 서비스로 각자의 직장이 있는 요리사가 자신의 남는 시간을 활용해 요리한 음식을 고객에 제공한다. 여기서 먼처리는 원재료, 요리할 수 있는 장소, 고객·주문 관리 등을 지원한다. 외부 셰프에 레시피에 대한 로열티를 제공해 수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플레이팅과 먼처리는 닮았지만, 플레이팅은 내부 요리사 팀을 구성해 자사의 브랜드로 제공되는 모든 음식의 '맛·품질 평준화'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었다.

"초반에는 맨땅에 헤딩하듯 셰프 영입을 위해 레스토랑 헌팅을 많이 했다.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어본 후 맛있으면 정중히 셰프와의 만남을 요청했다"며 "손님 신분일 때 셰프를 만나 플레이팅에 대한 10초 소개를 하고 다음 미팅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유명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셰프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플레이팅과의 콜라보 메뉴를 개발하며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셰프들은 현재 자신의 레시피에 대한 로열티를 통해 수익을 부가 창출 중이다.

푸드 업계의 '자라' 될 것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는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 이를 반영한 새로운 제품을 1~2주마다 출시하며 세계인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폴 장 대표는 "모바일 라이프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푸드 업계의 자라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그가 지향하는 '린스타트업' 전략과도 일치한다. 플레이팅은 메뉴 구성, 물류 인프라 구축 등을 기획할 때에도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려 노력 중이다. 초기에 폴 장 대표가 예상한 타겟층이 20~30대 여성이었지만, 현재의 주 사용자층은 30대 워킹맘과 가족 단위 고객이다.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테스트하면서 서비스에 적용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주문 물량 및 서비스 지역 확대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매달 연구·개발을 위한 날을 지정해 레시피와 조리 방법 등을 연습하며 개선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획기적인 물류 시스템이든 첨단 설비든···결국에는 음식이 맛있어야 고객이 만족하기 때문에, 꾸준히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개발해서 선보이는 것이 플레이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지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패스트패션의 콘셉트를 따오겠다"라고 말했다. 플레이팅은 현재 '수비드 연어 스테이크', 트러플 버섯 리조또', 소동파의 동파육과 꽃빵', 뉴욕 스트릿 커리 치킨 라이스', '수란을 얹은 닭다리살 김퓨레밥', '1940 경양식 함박스테이크' 등의 메뉴를 제공 중이다.

플레이팅의 미션은 '집에서 편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현재는 '서울 시민의 저녁 식사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강남은 전역, 서초구는 잠원, 반포, 서초, 강북은 이태원, 한남, 금호, 옥수, 성수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향후 목표는 배달 지역 확장·음식·물류

현재 저녁 시간에만 서비스를 제공 중인 플레이팅은 5월 초 키친 확장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약 5~6배 확대된 수용력으로 점심시간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는 전체 주문의 70%를 자체적으로, 30%를 맛집 배달 서비스인 '푸드플라이'를 통해 진행 중이지만 물류 인프라 확충을 통해 30~40분인 현재의 배달 시간을 20분 정도로 단축함과 동시에 배송 지역 두 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설비 시설을 갖춰 식품 제조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간편 조리식 제품 제공을 준비 중이며, 아시아 주요 도시로의 확장 가능성도 밝혔다.

작년 11월에 정식으로 앱을 출시해 1만 인분의 누적 판매량을 돌파한 플레이팅이 인프라 확대를 통해 식문화 혁신을 가속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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