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드 #15] 14년 경력 넷플릭스 출신 엔지니어가 차린 동영상 분석 서비스 ‘스트림라이저’
2014년 12월 11일

넷플릭스(Netflix)에서 업계 최고 연봉을 받던 엔지니어는 2년 만에 신의 직장을 박차고 나와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에릭 킴 대표가 실리콘밸리에 세운 스트림라이저는 온라인 비디오 회사에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무려 영상 분야에서만 14년 관록을 가진 에릭 킴 대표는 어떤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만들어냈을까.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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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림라이저의 주요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 스트림라이저는 온라인 비디오 분석 회사로 실시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비디오 회사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해서 현재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호주 등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으로는 저희 첫 고객이었던 미국의 온디맨드코리아(OndemandKorea)와 교육사이트인 브라이트스톰(BrightStorm) 등이 있습니다.

-스트림라이저의 핵심기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1. 동영상 분석

웹 분석은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미 잘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동영상 분석은 아직 잘하는 회사들이 드물죠. 뭘 분석해야 하는지 어떤 것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웹 분석은 새로운 유저수, UV, 이탈률 등에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영상은 조금 다릅니다. 영상은 인게이지먼트가 중요한데 이 인게이지먼트를 측정할 수 있는 소스가 웹과 다른 거죠. 웹 분석 툴 같은 경우에는 동영상을 링크 하나로 인식해서 페이지 단위로 분석될 뿐인데 스트림라이저의 동영상 분석 기술을 사용하면 어느 부분에서 정지했는지, 건너뛰며 중요한 장면만 찾아봤는지 등 동영상을 플레이 한 이후의 사용자 행동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크게 퀄리티(Quality)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2가지를 분석합니다.

퀄리티

동영상 시청자들이 떠나는 가장 주요 이유가 바로 이 동영상 퀄리티 문제입니다. 저희는 사용자의 경험을 수치화해서 제공합니다. 보통 동영상 품질을 스트리밍 서버 쪽의 품질로 측정하는데 저희는 동영상이 최종적으로 플레이되는 사용자 단말에서의 동영상 품질을 검사하기 때문에 높은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인게이지먼트

한국에서는 인게이지먼트를 시청률로 많이 평가하는데 미국에서는 뷰 아워(View Hour) 즉, 시청 시간을 사용합니다. 이 시청시간이 참 재밌는데요. 시간대별, 디바이스별, 브라우저별, 지역별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눠서 특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사용자냐 iOS 사용자냐에 따라서도 충성도가 다릅니다. iOS가 대게 충성도가 높죠. 이런 다양한 특성들은 프로모션, 수입 등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는데 활용됩니다.

2. 실시간 빅데이터 시스템

고객들의 동영상 스트림을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로그 데이터가 쌓이게 되는데, 이 양이 엄청나서 결국 실시간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오픈소스 실시간 빅데이터 기술인 Druid를 채택했습니다. 감사하게도 Druid 개발자분께서 회사 자문으로서 시스템 구조를 잡아 주시고, 여러 기술적인 도움을 주시고 계십니다. 이 시스템이 실시간인 이유는 로그 데이터에서 이상 현상을 발견하면 바로 알람을 띄우고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한번은 실시간 모니터링 중 갑자기 에러 수치가 올라가서 서비스 점검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버 단에도 문제가 없어서 데이터 센터를 점검해보니 광 케이블이 잘려있었습니다. 다행히 트래픽을 다른 소스로 옮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3. 데이터 시각화

데이터 분석을 잘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석 결과를 잘 보여주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시각화 기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위젯와 유사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형태의 대시보드를 제공해서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화면을 구성해서 하나의 대시보드로 볼 수 있게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런 대시보드를 편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템플릿을 선택하면 아주 쉽게 원하는 형태의 대시보드를 만들 수 있는 거죠. 현재 이러한 구조는 갖춰져 있고 UI/UX 개선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 핵심 기술 관련 국내외 최신 트렌드는 어떤가요?

데이터 분석이 많이 주목받고 있는데 비디오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리포트에서는 2018년에 비디오 분석시장이 15억 달러(한화 약 1조 6천억 원) 규모라고 예측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우리는 그것보다 더 시장을 크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영화사, 콘텐츠 제작자도 온라인 비디오를 제작해 서비스 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가 이미 완성 돼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회사들과 서비스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방송사는 위기를 맞고 있죠. 우선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일명 본방을 사수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습니다.

또한 포탈이나 유튜브에서 광고주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며 광고주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방송국은 점차 눈을 돌려 먹거리를 찾고 기존의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분석이 먼저인데 이런 상황이 저희에게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서비스는 온라인 서비스 외에도 IPTV등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경쟁사가 있다면?

동영상 분석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회사들은 많습니다. 우선 콘비바(conviva)라는 실시간 빅데이터 프로세싱 플랫폼이 있는데요. 이 회사는 동영상 품질만 분석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영상 분석 뿐만 아니라 오픈 비디오 플랫폼 시장도 저희 경쟁사인데요. 스트리밍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분석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회사인 브라이트코브(Brightcove)가 있습니다. 미국의 상장회사인 브라이트코브는 올해 한국에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우얄라(Ooyala)라는 회사가 있고 오픈 소스 플랫폼 기반 칼투라(Kaltura) 등의 회사가 있습니다. 사실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다 보니 다른 회사들의 활동을 알아내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많은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픈 비디오 플랫폼 회사들은 분석 기술이 그렇게 좋지는 않고 다른 추가 기능을 준비할 여력도 아직은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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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예정인가요

앞으로 인력을 보충해서 개인화(Personalization)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분석 결과를 가지고 컨텐츠 추천과 같은 개인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광고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스트림라이저에서 AB 테스트 기능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종류의 비디오나, 같은 종류의 비디오를 다른 조건에서 보여주고 사용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는 거죠. 광고를 2개 보여줄 때, 3개 보여줄 때 사용자의 인게이지먼트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점차 다른 곳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의 형태로 진화 할겁니다. 후발 기업이 많은 만큼 완전히 선점하려고 합니다. 분석 툴이라는게 아무리 좋은 것이 나와도 이미 쓰고 있던 것을 잘 바꾸지 않고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게 중요하거든요.

-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중이신데 궁극적으로는 어떤 서비스가 되고 싶으신가요?

궁극적으로는 사용자 데이터 기반으로한 스마트한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단순히 컨텐츠를 전달해 주는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 형태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 개개인에 적응하여 컨텐츠를 뿌려줄 수 있는 스마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꿈꾸고 있죠. 또한 소셜 네트워크와도 연결되어 사용자 행동을 전방위적으로 분석하고, 광고 효과도 좀 더 지능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그래서 광고를 싣고 싶게 만드는 플랫폼을 만들 생각입니다. 

- 실리콘밸리에서 테크 스타트업으로서 생존하며 느끼는 바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의 천국인 것은 맞아요. 하지만 성공하기는 한국시장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좋은 기업들이 아주 많습니다. 투자 파트너 한명당 평균 1년에 2, 3천개의 기업들을 본다고 해요. 그 중에서 10개 정도의 회사가 신중하게 고려되고 그 중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은 2, 3개죠. 이 최종 2개의 기업에 들기란 결코 쉽지 않죠. 그리고 여기에서 뽑혀도 성공하는 기업은 단 5%이내 입니다. 이 경쟁을 모두 뚫고 나온 회사가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있는 기업들이죠.

실리콘밸리는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있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좋은 생태계가 만들어져있는 것도 사실이죠.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며 가장 좋았던 부분은 좋은 인력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팀원은 총 7명인데 이 인력 구성이 어마어마합니다. 한국에서 거의 찾을 수 없는 각 분야의전문 인력들이죠. 사실 저희 7명중 풀타임은 2명뿐이에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풀타임이냐 파트타임이냐가 아니라 퍼포먼스의 문제입니다. 오래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함과 숙련도로 짧은 시간에 최고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죠. 그리고 또 좋은 점들이 그들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가치를 위해 일합니다.

그래서 그들 모두 주식을 받고 일하고 있죠. 이런 고급 인력들은 이미 자신의 몸값이 얼마인지 알고 있어요. 아시겠지만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몸값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돈은 없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스타트업에 기여를 해서 이름을 알리고 싶어합니다. 오픈소스 개발자다보니 자신의 오픈 소스의 커뮤니티가 커지는 효과도 있죠. 이런 것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이런 환경을 보고 스타트업의 천국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는 한국에 비해서 테크 스타트업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테크스타트업은 수입이 빨리 만들어지고 투자 비용 대비 높은 기업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나 플랫폼이나 프레임 웍을 구축한 회사들은 평가 금액이 엄청나죠. 이런 장점들이 테크 스타트업 창업가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도 한국과 차이가 있습니다. 투자자도 기술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를 받기 위해 기술적으로 탄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도 엔지니어 출신이어서 그런지 직관적이고 디테일한 기술 관련 질문이 더 편합니다. 같은 질문이라도 사업적 측면에서 원하는 답변이 다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쉽지 않습니다.

- 실리콘밸리와 우리나라는 테크스타트업을 하기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미국이랑 우리나라는 그 문화적 기반이 다릅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그 해결방안을 찾는 순서로 업무가 진행됩니다. 한국의 탑다운 방식과 달리 미국은 아래에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다가 보스가 팀을 모아서 문제점을 해결하게 하는, 바텀업(Bottom up) 문화가 형성 돼 있습니다. 바텀업 방식에서 자연스레 지금 기술에서 개선된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죠. 사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란 없거든요.

한국은 문제 기반 아이템이 아니라 기술에서 아이템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미국의 문화와 달리 문제의식은 없고 가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게 되죠. 그렇다 보니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는 아이템을 찾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 한국 진출은 계획은 어떠신가요?

진행 중입니다. 아직 서비스 론칭은 안됐지만 2015년 1분기 론칭을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미국 시장과 한국 시장은 다릅니다. 기술적으로도 비즈니스 적으로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의 경우 이미 적용 가능한 기술들이 다 개발돼 있지만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정부와 회사들 가의 이해관계도 있죠. 하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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