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드 #8] “모바일 게임 데이터 분석 하나로 글로벌 러브콜을 받다”-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
2014년 08월 18일

'빅데이터'는 몇년 전부터 모든 산업 전반에서 화두가 된 주제이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국내 유수 대기업에서조차 아직 이 빅데이터를 다루는 문제에 대해 능숙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국내 현실 속에서 오로지 '모바일 게임' 분야만을 집요하게 파고든 '파이브락스(5Rocks)'는, 얼마 전 미국 최대 모바일 광고 플랫폼 탭조이(Tabjoy)에 인수되었다는 희소식을 국내 스타트업계에 알렸다. 테크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보여준 파이브락스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이번 인터뷰에서는 오로지 파이브락스의 '기술'에만 초점을 맞춰 이창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SONY DSC▲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

- 파이브락스의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모바일 게임 데이터를 분석해서 게임 사용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찾아내어 궁극적으로 게임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죠. 여러 게임사에서 저희 툴을 사용해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수익 증대의 효과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에 우리의 캐치 프레이즈를 바꿨는데, 기존에 우수한 분석 툴 프로바이더 였다면 이제는 인텔리전스 프로바이더로서 자리매김하여 합니다. 단순 통계 분석이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 사용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각 사용자군별로 어떤 전략을 써야 게임에 오래 머무는지, 게임을 중단하지 않는지 등 고급 지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LTV (Lifetime Value)를 극대화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볼 수 있죠.

이미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데이터 분석을 해 오고 있고, 제법 성과를 거두고 있어요. 하지만 그러한 경험과 노하우가 아직 모바일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요. 저희는 게임과 모바일이라는 버티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영역을 합친 모바일 게임에서의 데이터 분석은 파이브락스가 최고가 되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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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브락스의 핵심 기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음, 파이브락스의 핵심 기술은 결국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지식발견(Knowledge Discovery)이라 볼 수 있어요. 요즘 빅데이터가 뜨면서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는 기술들이죠. 파이브락스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도메인에서 사용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석하고 학습하여, 궁극적으로 그들의 앞으로 행동을 예측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 단계별로 사용자를 그룹화하고 이들의 이탈 확률을 예측하는 것이죠.

파이브락스에서는 기본적인 통계 분석부터, 코호트 분석, 실시간 분석까지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의 경우 레벨에 따라서 사용자의 특징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코호트 분석이 중요해요. 그리고 게임 사용자의 데이터를 받고 나서 거의 실시간 적으로(20분) 분석 결과를 업데이트해 줍니다. 하지만 어떤 게임사는 그보다 더 높은 실시간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 가만 들어보면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 매우 많이 활용되고 있을 것 같은데, 그 부분도 핵심기술 아닌가요?

네, 말씀하신 대로 파이브락스 서비스는 거의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구현되어 있어요. 하둡은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고, 분석 알고리즘은 대부분 맵리듀스(MapReduce) 프레임워크로 개발되어, 대 용량의 분산 분석이 가능하죠. 탭조이가 다른 모바일 분석 회사보다 파이브락스를 매력적으로 본 것 중에 하나가 이런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서에요. 글로벌하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빅데이터 플랫폼이 꼭 필요하거든요.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 약간의 진입 장벽 역할을 해주긴 하지만, 파이브락스의 원천 기술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오픈소스도 다양하고, 하려고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죠.  파이브락스의 핵심 기술은 이렇게 빅데이터로 처리된 정보에 사람의 인사이트를 결합시켜 유용하고 즉시 적용 가능한 결과물을 도출해준다는 부분입니다. 이건 경험과 노하우가 없다면 단기간에 따라오기 쉽지 않아요.

- 사람의 판단이 개입된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면요.

예를 들어 사용자 분류(Customer Segmentation)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했다고 합시다. 그 안에서 '이 사람은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제일 좋다', '이 사람은 50% 이탈 확률이 있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푸쉬 알람을 보내라' 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만드는 데에는 게임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거죠. 이를 통해 해당 게임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에 대해 측정하고 액셔너블(actionable)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 있죠.

- 파이브락스가 제공하는 액셔너블한 인사이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접속 사용자당 평균 구매액(ARPU)이예요. 게임은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일종의 서사시예요. 가장 잘 설계된 게임은 사람들이 거기서 시간을 보낸만큼 돈을 많이 쓰게 되어 있죠.

어떤 게임에서 사용자들이 레벨이 올라갈 수록 돈을 적게쓰는 경향을 보인다면 그것은 게임이 곧 망할 징조입니다. 게임 하는 시간은 계속 늘어가는데 돈은 안 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예요. 이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액셔너블 인사이트가 게임사에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레벨 6 사용자까지는 괜찮은데, 레벨 7 이상의 사용자들에게 문제가 있으니 이들에게 푸쉬 알림이나 아이템 추천을 하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주는거죠. 모바일은 그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고 빠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그 즉시 해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요.

SONY DSC▲인터뷰 중인 한재선 퓨처플레이 CTO(좌)와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우)

-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는 고객사로부터 받는건가요?

네, 고객사가 일단 가공되지 않은 원시 데이터(raw data)를 보내면 그것을 축적해서 실시간으로 하루, 1시간, 20분 기준으로 분석을 해서 대시보드를 통해 보여줍니다. 고객사에게도 부담되지 않게 정해진 항목에 해당하는 몇 가지 데이터만 보내도 최대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 데이터를 보내는 것 자체에 대한 보안 이슈나, 거부감은 없나요.

저희 고객사의 50%는 자체 데이터 분석팀을 다 갖추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너무 빨리 바뀌고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당연히 보안을 위해서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그 데이터 익명화(Anonymization)로 수집 단계부터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게 하고, 최종 분석 결과를 보는 대시보드는 파이브락스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없게 접근 레벨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이번 인수로 인해 파이브락스의 인프라가 확대되겠네요. 탭조이는 게임 뿐 아니라 모바일 전반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탭조이의 경우도 모바일 웹이나 PC 웹을 제외한 모바일 앱만을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그 중 80~90%는 모바일 게임이죠. 저희도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한동안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저희 제품을 쓰는 고객사 중에는 모바일 게임사가 아닌 곳도 많아요. 일단 요구 기준이 가장 높은 모바일 게임사 기준에서 쓰기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양 사의 기술이 합쳐지면 어느 쪽 기술 비중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베타 버전을 런칭했을 때, 저희가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 쌓인 노하우와 세일즈 인력, 광고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따라서 모바일 상에서 하나의 완벽한 마케팅 사이클을 만들기 위해서는 탭조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탭조이 입장에서는 유저 분석과 데이터 처리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저희를 선택한것이고요. 이렇게 거의 양사의 기술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비중 문제를 말하기는 복잡할 것 같아요.

- 앞으로 파이브락스에서 추가적으로 개발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빠르게 하기 위해 다양한 오픈소스를 테스트해 보았는데, 저희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툴은 없더군요. 그래서 아예 자체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게 잘 만들어지면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도 있구요. 그리고 지금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에 게임이 아닌 모바일 커머스 분야로도 확장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시점은 조금 뒤가 되겠지만, 게임과 커머스 분야의 데이터 분석은 80%는 비슷하지만 나머지 20%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커머스 분야에서도 충분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파이브락스가 인수되면서, 해외 인수에 있어서 서비스 스타트업보다 테크 스타트업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사실 애매한 게, 서비스 스타트업에서도 기술이 얼마든지 쓰이고 있기 때문에 기분이 나쁠 수도 있어요.(웃음) 서비스 스타트업 같은 경우는 직접 최종 소비자(end consumer)를 만나야 하니까 그들의 니즈를 잘 읽어내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죠. 파이브락스의 경우는 팀 구성원들이 진입 장벽 있는 기술에 대해 양질의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것에 강점이 있어요. 결국 서비스냐, 테크냐보다는 저희한테 가장 잘 맞고, 잘 해낼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한 게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아, 테크 스타트업인 경우 글로벌 진출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기술만 좋다면, 한번 해 볼만한 싸움이죠. 파이브락스만 봐도 그렇지요. 탭조이가 거의 1년 가까이 전 세계의 모바일 데이터 분석 회사를 검토했는데, 결국 파이브락스를 인수하게 된 것도, 그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저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 국내에서 빅데이터 기술로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이 별로 없어요. 빅데이터 스타트업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요.

'린 스타트업' 이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스티브 블랭크는 저서에서 스타트업에 대해 이렇게 정의해요. "스타트업이란 대기업의 미니버전 같은게 아니다. 스타트업이란, 확장(Scalable) 가능한, 반복(Repeatable) 가능한, 수익성이(Profitable)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찾는 목표를 가진 임시 조직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제공할 때 두 가지 방식을 채택할 수 있어요.  SaaS(Soft as a Service)로 제공할 것이냐, 패키지로 제공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패키지로 비즈니스를 풀다보면 처음에는 쉽지만 가면 갈수록 눈덩이처럼 할 일이 늘어나는 힘든 사업이 돼요. 스타트업이 패키지 비즈니스를 해서 확장과 반복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란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빅데이터 비즈니스를 할 때 전통적으로 패키지 영업을 하는 것보다는 고객 행동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인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ditor’s Note: 국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우수한 테크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와주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비석세스에서는, 선배 기술 창업가이자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의 기획과 도움으로 국내 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테크인사이드(techinside)’ 코너를 선보입니다

인터뷰 진행 :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
기사 작성: 정새롬
LC : 배현경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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