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로벌 샌프란시스코 탑 9 스타트업, 실리콘밸리 각 분야 전문가와 만나다
2015년 10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0월 15일 하루 동안 열리는 '비글로벌 샌프란시스코 2015(beGLOBAL SF 2015)'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에게는 미국 현지의 투자자를 만날 기회를, 미국 투자자들에게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및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올해 역시 스타트업 및 테크 산업의 상징적인 기업가 및 투자자가 연사와 스타트업 배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비글로벌의 '꽃'인 스타트업 배틀에 참여할 '탑 9(Top 9)' 스타트업은 서울에서 심층 심사와 발표를 통해 선정됐다. 이번 비글로벌 샌프란시스코 2015에 지원한 스타트업 중 약 72%는 엔젤투자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또 이미 해외에서 사업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팀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 9팀은 현지 투자자와 기업인을 대상으로 오전·오후 세션으로 나뉘어 투자를 위한 피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틀간 현지에서 비글로벌 '피칭 워크샵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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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스타트업스(500Startups)

아침 11시부터 진행된 '피칭 워크샵 프로그램'은 실리콘밸리의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자 벤처캐피털인 500스타트업스(500Startups)에서 시작됐다.

탑 9 스타트업은 5~7분 정도의 피치를 선보였고 에드 슈피겔(Ed Spiegel)을 비롯한 세 명의 벤처 파트너들이 조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탑 9의 스타트업 피치를 진행하기 전,  500스타트업스가 투자 및 인큐베이팅 중인 스타트업 중 데이터셈블리(DATASEMBLY), 멜리사(Mellisa), 디사이시브헬스(Decisive Health) 세 팀이 2~3분 이내로 현지의 피칭 방식을 선보였다. 세 개의 피치 모두 '문제 제시->대안(제품, 서비스)->시장 현황->마진->팀' 순으로 임팩트있는 발표를 선보였다.

그 후 탑 9의 피칭이 이어졌다. 벤처 파트너 자퍼 유니스(Zafer Younis)는 한국의 기술이 이 정도인지 미처 몰랐다며, 500스타트업스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는 투자하고 있지 않지만 흥미로운 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스마트 터치 밴드인 밴드센스(BandSense)를 발표한 임프레시보(Impressivo)에 본인의 지인 중 애플워치 제품 총괄이 있다며 그와 밴드센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갈 것 같다고 말하며 연락처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벤처파트너인 안드레아 바리카(Andrea Barrica)는 투자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어떤 시리즈의 투자를 받길 희망하는지, 투자가 아니라면 도움을 받으려는 부분이 판매 프로모션인지, 네트워크인지를 정확히 명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에드 슈피겔(Ed Spiegel)은 짧고 임팩트있는 피칭을 강조했다. 발표자료에 글이 많고 피칭이 길면 지루해질 수 있다며, 500스타트업스가 투자 중인 회사들엔 모두 2분 이내로 피칭을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진이나 유닛 가격 등을 정확하게 명시하고 어떤 이유에서 사업 확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설명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현재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가상현실(VR)에 많은 관심이 있다며 탑9 스타트업 중 리얼리터인터페이시스(REALITOR Interfaces)에 VR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자를 그자리에서 연결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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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로벌 탑 9 스타트업, 500스타트업스 벤처 파트너 참여 피칭 모습

500스타트업스에서 피칭을 마친 탑 9 스타트업은 글로벌 법률 사무소 오릭(Orrick)을 방문해 법률 파트너 헤롤드 유(Harold M. Yu)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오릭은 핀테크, 헬스케어,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그들이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법률 자문이나 주식·금융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릭은 대기업 및 액셀러레이터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와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헤롤드 유 법률 파트너는 미국에 진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1. 한국에서 미국에 직접 서비스하는 방법, 2. 미국 내 법인을 만드는 방법, 3. 역외회사(offshore company)를 만드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한국에서 미국에 서비스하면 편하겠지만, 미국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 법인을 만들게 되면 투자를 받기가 쉽지만 미국 내 외국 기업에 대한 법인 세금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각 방법의 장단점을 분석해서 결정하라고 덧붙였다. 이런 부분에 있어 오릭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릭에 대한 소개 이후 탑 9 스타트업은 다시 한 번 피치를 진행했으며, 이에 대해 오릭은 투자자들로부터 특허와 관련한 질문이 있을 수 있다며 그 부분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스마트 재활 솔루션을 제공하는 네오펙트(Neofect)에 미국 내 클라우드 기반 병원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휴먼(iHuman)을 연결해 주기도 했다.

오릭에서 두 번째 발표를 마친 탑 9 스타트업은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핵셀러레이터(HAXLR8R)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창업자 시릴 에버스웨일러를 만나 핵셀러레이터 건물 투어가 예정되었다. 탑 9 중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임프레시보(Impressivo), 리얼리터인터페이시스(REALITOR Interfaces), 리플버즈(RippleBuds) 등은 시릴 에버스웨일러에 즉흥적으로 서비스를 소개하고 조언을 듣는 기회도 얻었다.

에버스웨일러는 각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제품을 어떤 방법으로 제조할 계획인지를 물으며 이들 스타트업에 중국 센진 제조사들을 연결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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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셀러레이터 창업자 시릴 에버스웨일러에 서비스를 소개하는 임프레시보 안영석 대표

탑 9 스타트업은 핵셀러레이터(HAXLR8R)를 투어하며, 1달간 진행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핵스부스트(HAX Boost)에 대한 정보도 얻었다. 또 핵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지하 공간에 마련된 세계 최초 바이오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인디바이오(INDIE BIO)의 실험 장비들을 갖춘 연구실도 공개했다. 인디바이오는 제약에만 국한되지 않고 뇌 과학, 줄기세포, 푸드사이언스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BBB'가 핵셀러레이터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그 다음 날에도 탑 9의 '피칭 워크샵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트위터 본사 건물에 자리한 코워킹 커뮤니티 런웨이(Runway)에서 진행된 피칭에는, 그래스호퍼허더(GRASSHOPPERHERDER) 블로그를 운영중이며 프로덕트·린스타트업 전문가인 트리스탄 크로머(Tristan Kromer)와 미국 전문 액셀러레이터 '파운더인스티튜트(Founder Institute)'의 이사 이자 피칭 교육 전문가인 벤 라슨(Ben Larson)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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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버즈 피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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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더인스티튜트(Founder Institute) 벤 라슨(Ben Larson) 이사

벤 라슨은, "매일 스타트업에 대한 뉴스를 접하는 사람으로서 미국이나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과 서비스들이 참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피칭 시 투자자들의 시선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길러야 한다며, 투자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 시장이 흥미롭다며 패션 스타트업 에이프릴을 언급했다. 에이프릴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 방식이라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동영상 카메라 앱 '롤리캠'도 영상 계의 인스타그램이 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파운더인스티튜트는 투자 대상으로 한국 시장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번에 스타트업들과 맺은 인연으로 한국과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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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린스타트업 전문가 트리스탄 크로머(Tristan Kromer)

트리스탄 크로머는, 오늘 피칭에 참여한 스타트업 중에 몇 스타트업은 세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시장이나 서비스를 소개할 때는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발자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일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서 소개를한다거나, 시장에 대한 통계를 명확히 해 시장 가능성을 설명하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통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는다고 하면, 킥스타터 등의 플랫폼에 출시한 제품들이 많으며 이제 킥스타터에 출시하려는 스타트업들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조금 복잡한 B2B 서비스인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보통의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은 완성품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대부분 아이디어를 생각한 48시간 이내에 투자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어떤 경우에는 제품 없이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도 있다고 말해 해당 서비스나 기술이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증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핵셀러레이터(HAXLR8R)의 창업자 시릴 에버스웨일러,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투자자 100인에 든 메이필드 펀드 매니징 디렉터 팀 창, 스타트업 트렌드 분석 전문가이자 전 세계 최대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의 사업본부장인 매트 코프먼 등이 내일 진행될 스타트업 배틀의 심사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탑 9 스타트업 팀을 포함한 총 20개의 스타트업이 비글로벌 샌프란시스코 2015에 부스를 마련해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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