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경영진 VS. 투자자 (2)
2013년 09월 27일

경영진 VS. 투자자

 

B. 이사회 전경 (Board Meeting)

투자후 첫 이사회날이다. 알버트는 이미 몇일전에 이사회 자료를 받아서 미리 검토해 보았다. 투자이후 처음으로 회사 현황을 이사회 자료 형태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후 지난 두어달 동안의 경과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 보면서, 원래 투자할때 생각했던 것과 진행현황을 비교해 보았다. 회사의 트래픽은 예상대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었는데, 전체 트래픽 보다는 트래픽의 퀄러티에 대해 보다 신경이 쓰였다. 트래픽 자체는 신규 트래픽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기존 방문자의 재방문 비율이 이전 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이사회때에는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의해볼 생각이다.

이사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니, 한 5분쯤 일찍 마운틴뷰 회사 근처에 도착해서 주차할 곳을 찾았다. 회사가 위치한 Castro Street 근처는 대부분 2시간 주차구역이어서 망설여졌다. 이사회가 보통 2시간 정도는 하는데, 조금 늦어지면 주차위반벌금을 낸다는 생각으로, 회사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자주 들르는 Red Rock Cafe에 들어가서 카푸치노를 한잔 to-go해서 회사로 향했다.

10시에서 한 5분 늦게 회사에 들어가니, 회사 CEO인 마크와 공동창업자인 아비브가 이미 회의실에서 자리잡고 앉아 있었고, 처음으로 회사를 소개시켜줬던 잭 써치가 알버트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옆에는 회사변호사 (company counsel) 자격으로 법률자문사인 윌슨손씨니 (WSGR)의 존 황 (John Hwang)이 자리 잡고 앉아 있었는데, term sheets 및 투자계약서 협상때 알버트의 투자자측 변호사와 이메일을 많이 주고 받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얘기한 것은 처음이다. 존은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업계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고, 다른 유명 벤처기업의 회사변호사로 많이 활동을 하고 있다. 벤처회사 이사회가 그렇듯이, 존도 회사변호사 자격으로 이사회 협의사항과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이사회 회의록 (board minutes)을 작성하여, 이사회때마다 직전 이사회때의 회의록을 열람시키고 이사회 멤버의 서명을 받는다.

아직 제이콥이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이사회 멤버중 벌써 4명이나 와있기 때문에 필요인원 (quorum)이 갖춰져서 이사회를 시작하려는 찰라, 제이콥이 문을 열면서, 전혀 지각한 것이 미안하지도 않은 얼굴로 웃으면서, 늦은 댓가로 $100을 벌금으로 내겠다고 하면서, 책상에 $100짜리 지폐를 던졌다. 나중에 회사 직원들이 이 돈으로 간식이라도 사 먹을 수 있겠다. 알버트는 제이콥을 투자심사할때 한번 만난적이 있어서 반갑게 인사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사회가 시작됐다.

 

Empty Conference Room

 (다음 편에서 계속)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 벨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벨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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