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스타트업을 좌절 시키나? – Y콤비네이터 공동 창업자 제시카 리빙스턴
2012년 10월 31일

<이미지 출처: startupquote.com>

글의 내용은 Y콤비네이터(YC)의 공동 창업자 제시카 리빙스턴이 2012 스타트업 스쿨에서 발표한 내용의 일부를 의역한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제시카 리빙스턴은 지난 7년간 YC 투자한 467개의 스타트업들을 지켜 보며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협하는 가지 요소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 했다고 합니다.


1. 강인한 의지 잃지 않기

강인한 의지(determination)는 스타트업이 잃지 말아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강인한 의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지는데 하나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고 다른 하나는 추진력(drive)이다. 회복 탄력성은 스타트업이 쉽게 뒤로 밀려나지 않도록 지탱 해주고 추진력은 스타트업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우선 스타트업에게 회복 탄력성이 필요한 이유는 그 만큼 많은 거절을 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굉장히 유명해진 스타트업들 조차도 초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의 거절을 당했었다. 아직 검증 되지 않은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투자자는 물론 친구들과 가족들 까지도 미심쩍은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2007년 에어비엔비(Airbnb)가 처음 런칭 했을 때 그들의 사이트를 보고 지금과 같이 큰 성공을 예견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구글 같은 회사에 취직 했다는 소식이라면 몰라도 에어비엔비 같은 스타트업을 런칭 했다고 감탄사를 마구 날려줄 사람들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에어비엔비 조차도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당시에는 미운 오리 새끼 마냥 초라하고 볼품 없었다.

<에어비엔비 사이트의 초창기 모습>

에어비앤비가 YC에 합류 했던 2009년 초, 이들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거절을 당하고 극복 하기를 반복 해온 스타트업이었다. 에어비엔비 팀은 쓸 수 있는 돈은 물론 크레딧 카드 한도까지 다 차버려서 자신들이 팔다 남은 씨리얼로 연명 하던 상황에서 YC의 문을 두드렸다. 모든 사람이 에어비엔비의 아이디어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으며 심지어 나도 그들의 사업 모델은 성공 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 에어비엔비 팀은 자신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강한 확신을 잃지 않았으며 YC 기간 동안 사이트에 몇 갖지 핵심적인 변화를 주고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목표를 정하고 모든 것을 측정했다. 그러자 성장 그래프는 점차 올라가기 시작했다.

에어비엔비의 사례에서 스타트업들이 기억 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처음에는 비정상적인 생각처럼 받아들여 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잘 실행에 옮긴다면 다른 사람들도 점차 가치를 알아 보기 시작 할 것이다.

 

2. 창업자들 사이의 불화

사람들은 흔히 창업자들 사이의 관계가 스타트업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 평가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창업자들 간의 불화로 인해 망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와 창업 할지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함께 창업할 사람에 대해 잘 아는지, 함께 일 해본 경험이 있는지를 잘 따져 봐야 한다. 그냥 팀 구성이 가능 하니깐, 괜찮은 사람 같아 보이니깐 일단 같이 창업 하고 보자는 식으로 시작 했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만약에 불화의 조짐이 포착 된다면 반드시 해결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 해야 한다. 시간이 가면 괜찮아 지겠거니 하고 안일하게 생각 해서는 안 된다. 파트너가 믿을 만 한지, 자기 몫을 다 하고 있는지, 자기 일을 해 낼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걱정이 들기 시작 했다면 그건 안 좋은 조짐이다. 어떤 이유로든 간에 창업자들의 불화로 동업 관계가 깨진다면 스타트업의 생산성과 사기는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3. 투자자들

투자자들 사이에는 일종의 군중 심리가 존재 한다. 투자자도 이미 다수의 다른 투자자들이 선호 하는 스타트업에 더 큰 관심과 호감을 갖는 것이다. (모든 투자자들이 군중 심리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인 투자자들은 군중 심리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많은 투자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 이전 단계의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는 마치 현재 직장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직업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채용 되지 않고 현재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갖고 있는 경력으로 인해 더 많은 곳에서 오퍼(offer)를 받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신생 스타트업은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투자자들을 만나는 기회를 잡더라도 “당신들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좀 더 생기면 그때 다시 한번 검토해 봅시다”라든가 “누가 당신의 스타트업에 투자 했습니까?”라는 현재 답을 주기 어려운 질문들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끊임 없이 노력 한다면 마침내 당신과 당신의 팀, 그리고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하나 둘 생겨 날 것이고 이때부터는 투자자들의 군중 심리가 오히려 스타트업에게 유리하게 작용 할 가능성이 생긴다. 투자 유치는 굉장히 느리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빠르고 쉬워질 수도 있다.

그런 예가 YC 출신 창업자에게 실제로 있었다. 이 창업자와 약 3개월 동안 가벼운 소식만 주고 받던 VC가 ‘다른 VC가 자신이 연락을 주고 받던 창업자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 했다’는 소식을 듣고 화들짝 놀라 “원하는 만큼의 가치 평가를 해줄 태니 우리도 투자 하게 해달라”고 갑자기 태도를 180도 바꾸는 경우가 그랬다.

하지만 초기 몇 명의 투자자들을 설득 하는 과정은 스타트업들의 의지를 한계까지 몰고 간다. 특히 투자자들이 시간을 질질 끌 경우 투자자들은 별로 손해 볼 것이 없지만 스타트업들은 그 사이 바짝바짝 말라 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수없이 많은 그리고 현재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들 조차도 초반에는 이러한 어려운 과정들을 겪게 된다.

그나마 시간을 끄는 것은 좀 나은 것이 어떤 때는 투자자가 갑자기 투자에 대한 결정을 뒤엎기도 한다. 통장에 돈이 입금 되기 전 까지는 계약이 성사 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큰 어려움을 겪은 후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깨우치는 창업자들도 많이 봐왔다.

투자 받는 과정과 관련해 더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들을 들려 줄 수도 있지만 그것 보다 투자를 과정이 험난하다는 사실만 기억 해줬으면 한다. YC 출신 창업자들은 그나마 좋은 환경에서 투자자들을 만나기 시작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조차도 투자 받는 일은 절대로 만만치 않은 일이다.

 

4.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은 모든 어려운 일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 스타트업이 실패 하는 가장 큰 이유도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큰 이유는 창업자간의 불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명석함과 강한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용자들과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여러 번 수정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에서 출발 했다 하더라도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에어비엔비의 경우 처음에는 컨퍼런스 참가자를 위해 에어베드(공기를 주입한 비닐 매트리스)를 제공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 해서 점차 소파, 방, 집 전체를 빌려주는 형태로 변해 갔다. 에어비엔비의 진화 과정은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계속해서 변해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드랍박스와 같은 경우에는 전반적인 아이디어의 형태는 바꿀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이 드랍박스 같은 서비스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사실이 비교적 명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수의 스타트업들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었으며 결국 누가 가장 실행을 잘 하는가로 승패가 판가름 날 상황이었다. 드랍박스도 결국에 사용자들에게 인정 받는 제품이 되기 까지는 1001가지 디테일들을 개선 했어야 했다.

<두 장의 사진 사이에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긴 인고의 시간이 존재 한다>

 

어렵지만 불가능 하지만은 않은

스타트업이 어렵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안다. 매우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 조차 때로는 전의를 상실하고 백기투항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세계이다. 스타트업을 성공 시키려면 단호한 결의를 가져야 한다. 사실 이런 얘기들은 전혀 새롭지 않다. 다만 이런 어려움들이 있을 사실을 창업자들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 둠으로써 막상 어려움들이 닥칠 때 당황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것들을 극복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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