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모든 빌딩을 책임진다, 건물관리 애플리케이션 로그첵(LogCheck) :: 라이언킴의 스타트업 인 뉴욕
2014년 05월 19일

뉴욕 건물관리 시장은 니치 마켓!

몇 해전 인시아드(INSEAD, 프랑스 퐁텐블로에 있는 경영 대학원)의 김위찬 교수가 공동집필한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이 한동안 화두였다. 시장을 재정의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니치마켓(Niche Market)도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경쟁자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소수인 틈새시장이다. 뉴욕에서 만난 로그첵(LogCheck)은 바로 두 가지를 모두를 연상시키는 빌딩 관리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이다. 제품이 비교적 간단하여 소비자에 설명하기도 쉽고 실제 사용자가 이용하기도 쉽게 만들어져 확장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logchek

지난해 여름 뉴욕 브루클린에서 브런치를 함께 하며 처음 만난 로그첵의 CEO 마이크 브라운(Mike Brown)을 이번에는 이력서가 잔뜩 쌓여 있는 그의 맨하탄 사무실에서 만났다. 하늘색의 로그첵 유니폼, 회사 로고가 인쇄된 머그잔, 벽에 가득 적혀있는 전략 수립 메트릭스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사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인터뷰도 퇴근시간 이후여서 회사에는 세 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왼쪽부터 직원 숀 오툴(Shawn O' Toole), 마이크 브라운(Mike Brown) CEO , 벤 라그헵(Ben Ragheb) CTO

간단한 제품 소개를 부탁한다. 

로그첵의 앱은 빌딩 관리원이나 수리직원들이 쉽게 데이터 입력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통상적인 관리업무의 효율적 전달과 데이터 분석을 편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현장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회사들의 전산화관리플랫폼(computerized maintenance platform)에 비해 우리 서비스는 모바일기기로 사용하기에 참 간편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타 사 서비스는 스마트폰용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탑에서나 쓸만큼 복잡하다. (마이크는 “심플”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다) 다운로드 직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데 빌딩이 크고 관리 내역이 복잡해져도 모두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보통 건물 관리부서에 수리요청이 접수되면, 일단 인쇄를 해서 담당 직원에게 주고 지시를 내린다. 이렇게 하면 트래킹(tracking, 추적)이 어렵다. 우리 앱을 사용하면 누가 어떤 일을 맡았는지 쉽게 알 수 있고 평가가 용이해지며 나중에는 건물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보수용품에 대한 수요 시점도 먼저 예측할 수 있다.

회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역 내 빌딩관리조합원들에게 교육강좌를 진행하고 있을 때,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걸 봤다. 많은 기능 중 플래쉬라이트, 카메라, 계산기, 단위환산기(unit converter), 메모패드 등을 많이 쓰고 있었지만, 빌딩 관리 기록이나 계기검침은 여전히 종이에다 하고 있었다. 그때 스마트폰을 이용한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타깃 시장은 어디인가. 

뉴욕시내의 대형 아파트(임대아파트 포함)와 상업용 건물이 주요 타깃 고객이다. 아이콘적인 빌딩이라 할 수 있는 뉴욕타임즈빌딩,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허스트타워, 스테튼아일랜드페리터미널 등이 주요 고객이고, 요즘에는 뉴욕 이외 지역의 병원 등지에서도 문의가 들어온다. (얼마 전 알라스카의 한 대형 병원이 고객으로 들어왔다.)

ㅇㅇ▲라이언 킴(좌), 마이크 브라운 대표(우)

영업 방식은 어떻게 되나.

기존 고객의 소개(referral)가 가장 크고, 빌딩들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만났을 때는 영업직원이 “커보이는” 건물에 “무작정” 들어가서 영업을 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성과를 거두었다며 실례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최소한 뉴욕은 대형 건물관리회사(Property Management Company)가 다수의 거주용, 상업용 건물을 관리하고 있어,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으면 또다른 관리 고층 건물로의 영업이 용이하다.)

창업 과정과 이후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투자 유치에 관련된 것이었나?

2012년 쌍둥이 형제인 매트(Matt Brown), 벤 라그헵(Ben Ragheb)과 함께 창업했다. 직장이 있었고 풀타임으로 로그첵을 하게 된 것은 그해 말엽이었다.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20만 달러(한화 약 2억452만 원)의 투자를 받고 시작했다. 2013년 거의 내내 수 많은 어려움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지난 2월 투자자들로부터 120만 달러(한화 약 12억2,712만 원)를 유치했고 이제는 더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려고 한다. (투자자들은 총 일곱으로 뉴욕의 건물주, 텍사스의 패밀리 오피스 등 다양하다.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란 부호들이 자신의 자산관리를 위해 운영하는 사립자산운용사.) 현재 매트는 지분만 갖고 있고, 경영은 CEO 마이크와 CTO 벤이 맡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희열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로그첵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고객이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더라면!” (I wish I thought of that!”)이라고 말할 때. (웃음)

뉴욕의 창업생태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떠한가.

뉴욕 이외에서는 활동한 적이 없어 다른 곳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뉴욕의 창업생태계는 정말 훌륭하다. 수많은 인재들이 밀집해 있고 밋업(meetup.com)이나 도처에서 열리는 각종 컨퍼런스, 모임 등은 하루에 두 군데를 가도 모자랄 정도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스타트업대표, 투자자 등인데 만나서 서로의 고충도 털어놓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듣는다. 이 때문에 창업 시 실패하는 확률이 줄어든다. 오랜 기간 이들을 만나 각자의 회사 이야기, 개인적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를 알아간다. 설사 사업이 성공하지 못해 구직활동에 나서거나 다른 일을 도모하려고 할 때, 꾸준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알아왔던 이들이 알맞은 다른 일자리나 기회를 소개시켜줄 수 있다.

투자환경은 미 전국적으로 모두 좋다. 금리가 극히 낮은 상황에서 패밀리 오피스나 엔젤투자자가 높은 수익을 올리기가 마땅치 않아, 스타트업에도 투자자금이 흘러든다. 우리에게 투자한 이들도 매우 보수적인데 투자를 하지 않았나. 우리에게 2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텍사스의 패밀리 오피스는 석유, 가스 분야에서 부를 쌓은 집안이다. 낮은 금리가 유리한 창업환경을 조성했다고 본다.

ㄴㅇㄹ▲뉴욕의 생태계 환경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라이언 킴 대표와 마이크 브라운 대표

정작 본인에 대한 소개를 듣지 못했다. 마이크,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뉴욕주 유티카(Utica) 출신이다.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창업 전 제품 개발, 재생에너지 시스템 테스팅, 건설현장 감독, 에너지 효율 증진 컨설팅 업무 등을 했었다. 틈나면 여자친구와 함께 교외지역으로 가서 야외 스포츠를 즐기고 하이킹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요즘은 주말마다 친구들 결혼식 참석으로 바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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