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하는 경기불황에 b급 상품 시장 커진다
2016년 02월 18일

30영국의 비영리단체인 ‘폐기물 및 자원 행동 프로그램(WRAP; Waste&Resources Action Programme)’ 에서 1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품 중 1/3은 버려지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4,000억 달러(한화 약 489조 원)에 이른다. 단지 제품의 가격뿐 아니라 식탁에 오르지도 않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물, 토양, 에너지, 노동력 및 자본까지 계산한다면 그 수치는 실로 더 크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러한 식품 폐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의 유명 스타셰프 제이미올리버는 수천 톤의 신선 채소가 모양에 이상이 있다는 이유로 판매가 어려운 농가의 현실을 접한 뒤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아스다와 손잡고 전국적인 판매를 진행하였다. 프랑스의 대형 마트 체인점인 인터마셰에서는 못난이 채소와 과일을 30% 할인하여 판매한 결과 채소·과일 코너 판매율과 전체 매장 방문자 수가 각각 10%, 24%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판매가 어려운 b급 상품을 판매하는 시장이 급진적으로 커지고 있다.

장기 불황의 불안한 경제구조에 따라 최소의 금액으로 최선의 만족감, 가격 대 성능비의 극대화를 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플랜Z’의 소비패턴과 ‘b급 상품’을 경험한 소비자에서 시작되는 바이럴의 힘, 그리고 온라인이라는 거의 무한대의 진열장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외면을 받던 b급 상품까지 판매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유통업체도 또한 이러한 소비 변화에 신속하게 발맞추어 움직이는 모습이다.

b급 상품 온라인 전문 판매점 떠리몰에 의하면 2014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방문자가 많아도 실질적으로 구매 전환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자체 조사한 결과 b급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일반 제품에 비하여 낮아 구매 전환율이 낮았다고 한다. 떠리몰에서는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b급 상품을 경험한 소비자가 또 다른 소비자에게 추천하여 현재는 14만 명에 가까운 회원이 떠리몰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떠리몰은 기존의 과자 및 즉석식품 등 가공품에 더하여 과일 및 채소 등의 신선식품도 판매 중이며 ‘어글리 포테이토 20kg’, ‘미니당근 20kg’, ‘꼬마 전복’의 경우 온라인 최저가 대비 최대 52%까지 저렴하다고 밝혔다.

못난이 과일을 직접 주스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는 업체도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성과를 보이는 파머스페이스에서는 못난이 상품을 이용한 주스 카페 ‘열매가 맛있다’를 운영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제철과일 7~10가지를 메뉴로 선보이고 있으며 주스, 빙수, 와플 등 못난이 과일을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못난이 과일뿐 아니라 채소의 경우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유통구조를 줄여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떠리몰 신상돈 대표는 "장기 불황으로 인하여 이러한 b급 상품을 찾는 구매자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떠리몰은 단지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아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판매가 어려운 제품의 가치를 되살리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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