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새로운 게임회사의 등장, A.P.D 김형수 이사와의 인터뷰
2012년 10월 09일

 

아르미니우스. 세계제국을 건설했던 로마대군을 물리친 게르만의 민족적 영웅이다. 이순신도 최영도 유관순도 아닌 아르미니우스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아니, 사명 자체가 ‘아르미니우스 기갑 사단(A.P.D: Arminius Panzer Division)’이다. 이 독특한 게임회사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수 전무이사를 만나보았다.

김형수 전무이사는 2011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나누별 이야기’의 총괄 디렉터를 담당하였으며, 게임업계 최초로 ‘아이돌 마케팅’을 시작, 게임 마케팅의 새 장을 연 사람이다. 하지만 그와의 인터뷰가 유쾌했던 이유는 화려한 전적을 듣는 것보다 그가 제시하는 A.P.D의 비전이 게임업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인터뷰어가 듣고만 있어도 가슴이 뛸 정도로 벅차고 기대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함께하고 싶은 회사 A.P.D와 가슴 벅찼던 한 시간의 인터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회사는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된 건 흰 벽으로 연결된 긴 통로였다. 복도 끝 막다른 벽면은 전신 거울로 낯선 공간에서 어색해 하는 나의 표정을 고스란히 비추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위압감과 약간의 경외감마저 느끼게 하는 이 복도를 지나면 진회색의 A.P.D 사무실이 드러난다. 오기사가 직접 설계한 이 공간구성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A.P.D의 정신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A.P.D는 2011년 5월, 자본금 1억 5천으로 설립된 신생게임회사이다. 게임 하나를 만들어 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무실이 다소 호화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게다가 아직 A.P.D가 출시한 게임은 리듬액션 모바일 게임인 ‘매드아콘’ 단 하나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D가 수십 명의 아티스트, 게임개발자와 함께 자신들의 정신을 오롯이 반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게 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심장이 두근두근!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을 ‘함께’ 만들자!

A.P.D의 포트폴리오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깜짝 놀라 물을 것이다. “이 사람들, 다 어떻게 구했어요?” A.P.D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맨파워다. 마계촌온라인, 알투비트, 그라나도 에스파다, 실크로드 온라인, 뮤 온라인, 룰더스카이, 호이팜, 나누별이야기, 프리스타일 등 누구나 잘 알법한 게임사의 획을 그은 게임들의 총괄, 아트, 홍보, 마케팅 등 핵심 포지션에서 일했던 멤버들이 모두 여기 모여있다. 김형수 전무이사의 대답은 명쾌했다.

“심장이 두근두근, 벌컥벌컥 뛰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겁니다”

도대체 모시기 힘든 인재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수년에서 수 십 년간 몸담은 회사에서 박차고 나와 향방을 알 수 없는 신생 게임회사에 합류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거대제국에 맞서 싸우는 최후의 용사들처럼 치열한 게임시장에서 살아남자는 절실함과 대한민국 최고라고 기억될 역작을 만들어 보자는 자신감이다.

“이 배가 정말 괜찮은 곳으로 가는 것 같은데, 빨리 문을 닫을 것 같은 거죠. 함께 가자.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뛰어난 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일이죠.” 김형수 전무이사는 조직도의 한 분 한 분 짚어가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항상 인재부족에 시달리는 스타트업에게는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직이 가장 피해야 할 일인데 어쩔 수 밖에 없이 지속되는 문제가 있어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계속 노젓기를 하고 있는 거죠. A.P.D는 그런 상황은 발생하도록 하지 않겠다는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더라도 내가 당장 해야 하는 일은 단순업무의 반복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죠. A.P.D는 항상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한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노를 저어 가는 회사입니다.”

회사 규모가 작은 것이 곧 원활한 소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단 2명으로 이루어진 스타트업도 서로의 생각을 몰라 헤매기도 한다. 끊임없이 우리의 비전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탄탄한 맨파워를 구축하는 것의 기반이다.

 

2013년, 최고의 게임이 쏟아진다

탄탄한 맨파워를 기반으로 올해 초 A.P.D는 블루런벤처스로부터 Series A의 투자를 유치했다. 일본 유명 게임사 중 한 곳과의 공동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 중이다. 물론, 많은 게임인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극비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 중으로 이 게임은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2012년 상반기 한국 앱스토어 최장기간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던 리듬액션게임 매드아콘이 ‘몸 풀기’ 게임이었다니 할말 다 했다. 올 하반기에는 소셜 모바일 게임도 출시될 예정으로 카카오톡 게임센터 오픈과 함께 퍼즐게임에 집중된 모바일 게임의 판도를 바꾸지 않을까 예상된다.

모든 프로젝트가 기대되지만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는 관계로 인터뷰의 초점은 주로 매드아콘에 맞춰졌다.

“애니메이션으로 데뷔한 고릴라즈처럼 게임으로 데뷔하는 가수, 곡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매드아콘을 만들 때도 리듬액션의 난제인 음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탭탭코믹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만화책 형식으로 한 곡이 한 권이 되어 출시되는 거죠. 이 게임을 보고 수 많은 엔터테인먼트에서 연락이 왔어요. 대한민국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하나와 의미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매드아콘을 통해서 많은 사업이 파생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어요.”

김형수 전무이사는 게임개발자, 아티스트보다는 게임 마케터로서의 경력이 탄탄한 인물이다. “A.P.D는 예술과 상품의 경계를 가장 잘 배합하는 게임회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완성도와 시장에서의 상품성을 적절히 배합해 퀄리티와 상품성을 동시에 갖춘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겠다는 것이 A.P.D의 포부이다. A.P.D는 한국 게임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인가? 이 인터뷰 기사를 쓰는 동안 카카오톡 게임 센터가 문을 열고 애니팡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치열한 게임 시장이다. A.P.D의 젊은 패기가 게임 시장의 판도를 또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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