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pop 리액셔너, 팬덤문화의 중심에 서다
2014년 01월 28일

케이팝(K-POP)은 더 이상 한국의 여고생들과 사생팬(연예인의 사생활을 쫓는 팬)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를 넘어 경제적·정치적 현상으로서 그 외연을 확장해 나아가며, 패션·뷰티·공연·관광 등의 영역과 융합하여, 새로운 산업클러스터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의 케이팝 사랑을 소개한 영국 BBC는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예루살렘)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케이팝을 문화적 자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자신들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니심 아트마진 박사의 보고서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아랍계 학생 알라 아비드(Alaa Abid) 씨의 “희망을 찾기 힘든 팔레스타인에서 케이팝이 희망을 주고 있다”는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케이팝이 분쟁의 땅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르 몽드 매거진은 지난 10월 스위스 일간지 '르 땅(Le Temps)'에 소개된 패트릭 샤파트(Patrick Chapatte)의 다큐멘터리 만화 <강남스타일 - 대량 유혹의 무기>를 언급하며, 아시아에서 유행중인 케이팝이 서구 사회를 정복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하였다. 웹툰으로 각색된 만화는 뚱뚱하고 익살스러운 한국인 싸이가 2012년 세상 사람들을 춤추게 만들었다고 시작하면서, 한국인이 스마트폰만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15년 전부터 한류를 통해 아시아를 휩쓸고 있어왔음을 전한다. 또한 한국이 50여 년 전 가난한 나라에서 현재 세계 15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는 것,  전자·건설·자동차·조선·보험에 이르는 전 영역을 삼성이 지배하고 있는 재벌의 실태, 2000년 한국 정부가 문화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사실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관한 세세한 소개도 잊지 않았다.

KPOP 리액셔너, 글로벌 팬덤의 시작 

터키의  '한국중독자'라는 의미의 '코레콜릭(Korekolik )' 잡지는  발행인 구성 부터 인쇄까지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이처럼 케이팝 팬덤의 그 시작은  얼리어답터 격인 케이팝 리액셔너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전세계에 걸쳐 수만 명이 있으며, 애플 매니아가 그러하듯 케이팝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강하다. 이들은 각 기획사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함으로써, 케이팝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있으며, 단순히 소셜미디어에 퍼나르것을 넘어서 뮤직비디오 리액션·춤· 노래·믹싱(remix) 등을 하거나, 플래쉬몹 또는 가사 작업 등 각종 형태의 리액션을 통해 케이팝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케이팝 리액셔너이자, 케이팝 큐래이션 플랫폼 케이비트(KBeat)를 운영하고 있는 조준성 대표는 "만약 기획사에서 돈을 주고 이런 작업을 억지로 시킨다면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지금 같은 양질의 영상도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팬들의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와 만들어진 자발적 콘텐츠들은 전염성이 강해, 소셜 미디어상에서 금방 퍼지게 되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KPOP 덧붙여 리액셔너들의 놀 공간을 더 만들어주고, 그들의 창작물이 더 자유롭게 퍼져갈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 Kpop 리액셔너의 등장

‘잇 유어 김치(Eat Your Kimchi)’라는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며, 45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사이먼 스터스키와 마티나 부부도 대표적인 케이팝 리액셔너이자, 한국 문화 전도사이다. 캐나다 출신인 사이먼과 마티나 부부는 2008년 5월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기 위해 왔지만, 지금은 둘 다 교사직을 그만뒀다. 부부 중 한 명의 수입으로 월세, 난방비, 전기세,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어 월말에는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었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매일 새벽 2~3시까지 영상 제작·편집에 몰두하고 주말도 반납해야 했다. 사이먼과 마티나 부부는 2012년 9월 유튜브 팬들의 도움으로 7시간 만에 4만 달러(한화 4312만 원) 이상을 모금, 홍대 앞에 촬영용 스튜디오를 얻었다. 이제 잇 유어 김치는 한국의 케이팝 스타들의 신곡 발표시에 어김없이 들러야 하는 커뮤니티로 거듭났다.

저는미국사람(ChoNunMigookSaram)이라는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는 메건 보웬(Megan bowen) 역시 한국의 원어민 교사로 일하며, 한국의 다양한 문화와 케이팝을 다루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년동안 4만명의 구독자를 이끌어 낸 그녀의 재치있는 영상덕에, 한국의 각종 패션 및 화장품 업체의 스폰서 요청이 쇄도 하고 있다.  "케이팝과 한국 음식이 내가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매력을 전하고 싶다"라며, 케이팝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전 세계의 지역별 KPOP 축제 후원하며 KPOP 팬덤 문화의 방향성 제시 

케이팝 리액셔너가 주체가 되어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던 영국의 커버댄스 콘서트  '더 한류 스테이지 2013(The Hallyu Stage 2013)'와 독일의 케이팝 커뮤니티 소러브드(So-loved0가 주최한 소러브드 어워드 2013(So-loved Awards 2013)등과 같은 축제는 이와 같은 케이팝 리액셔너들의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으로 확장된 예를 보여 준다. 이와 같은 전 세계의 지역별 케이팝 축제를 후원하며, 새로운 팬 문화의 토양을 제공하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역할도 주목된다.

영국의 전 이코노미스트 저널리스트 다니엘은 그의 최근 저서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에서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에 대해 ‘영국은 대중가수 브리티니의 나라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데, 한국은 보이/걸 그룹의 나라로 기억되려고 한다’며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문화 자체가 아닌 '대중문화 산업이 무엇을 재생산하는가'에 달려 있다. 케이팝을 기반으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자생적인 리액셔너의 움직임은 관련 산업군과 연동하여 새로운 산업클러스터로서 작용하며 고용을 창출하고 전 세계의 문화적인 장벽을 허물어 갈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기존의 콘텐츠·미디어 시장과는 전혀 다른 메세지 유통 채널의 출현을 감지하고 이를 비지니스화 해내는 통찰과 실행은 다름 아닌 스타트업,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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