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직접 듣는 알짜 마케팅 노하우(2/2)
2012년 09월 25일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직접 듣는 알짜 마케팅 노하우(2/2)

지난 1회에 이어서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의 마케팅 담당자들의 수다스러운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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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의 효율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일을 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모두들 비용과 성과예측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을 집행하기 이전에 ROI(Returen Of Investment : 투자대비성과)를 예측해야 하는데, 성과를 예측할 수 없으면 누구도 설득할 수 없고 실행에 옮길 수도 없다고 한다. 비용을 얼만큼 쓸 것인지가 정말 큰 문제이긴 한데, 사실 마케팅의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아무리 큰 돈이라도 빌려서 진행할 수 있겠지만, 결과치가 나오기 전에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마케팅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돈은 적게 쓰고 효과는 많이 보는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을 어떻게 추구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파트너를 찾아서 Win-Win 게임을 제안하거나 다양한 인맥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준원 : 현재 CJ E&M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버스커버스커나 성시경과 같은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가 cubbying에서 소개할 수 있게 되면 팬들을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반인들이 Cubbying을 바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스타들이 사용하면서 Contents Provider의 역할을 하면서 그 과정이 Sell-up툴의 역할도 하게 된다면 서비스를 알리는 데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런 파트너십들은 사전에 계획되었다기보다 파트너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중에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내일비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 전략과 완전히 다르지만 않으면 파트너십을 맺어 마케팅 효과를 높이려고 한다.

김미경 : 이음은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편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기업들은 이 고객층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이음과 파트너십을 맺곤 한다. 이음이 타겟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한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카페베네와 같은 커피숍은 ‘남녀의 소개팅자리’, ‘남자와 여자의 연애’ 등과 같이 이음과 연결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어서 카페베네의 매장에 이음의 이용쿠폰을 무료배포하는 것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미스터피자, 국대떡볶이 등과 같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광고를 주고 받던지, 회원가입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채널로 활용하는 등 제휴를 많이 하고 있다. 보통 큰 브랜드의 경우 우리쪽에서 먼저 제안을 하지만 작은 브랜드는 먼저 찾아오기도 한다.
마케팅에서 네트워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지난 번 지산락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에도 부스비용이 상당히 비쌌는데, 인맥이 있어서 참가비용없이 운영비만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인애 : 비트윈에서도 제휴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벤트가 시작되고 난 후 제품이 직접 당첨자에게 전달되는 긴 과정에서 제휴사의 제품이 노출 될 수 있어서 상품을 후원하는 제휴사도 광고효과를 누리고 비트윈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벤트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를 위한 파트너십은 모두 페이스북 페이지에 팬이 어느 정도 모이고 난 이후의 이야기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팬이 없을 때에는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서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학교 커뮤니티 같은 경우에는 동문임을 강조하면서 약간 동정심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느냐.”, “함께 잘 살아가보자.”와 같은 글을 쓰면 모두 좋게 봐준다. 더군다나 벤처기업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학교라면 더 그럴 것이다. 나는 모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가 “아니 쟤는 왜 저런 곳에서 생고생을 하고 있지…”. “저 친구는 진짜 힘들게 열심히 사는구나..”라는 반응을 받은 적이 있다. (모두 폭소)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다. 서비스 해외진출을 위해서 13개 언어를 번역할 사람을 찾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도와주신 덕에 빨리 사람을 모을 수 있었다.

이미나 : ‘포잉’ 서비스를 기획할 때에는 그런 네트워크를 늘리기 위해 생전 모르던 대한 외식협회에 나갔었는데 그와 비슷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학교 커뮤니티도 좋고 ‘스펙업’이라는 네이버 카페도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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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화되기

가장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법은 언론에 소개되는 것이다. 네이버 1면에 한 번 소개되는 것만으로 일일 조회수 24만 명을 기록했다는 경험도 들은 적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언론에 소개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사화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자들이 쓰고 싶어할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있어야 하고 또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읽을거리가 될만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김미경: 이음에서는 설문조사를 월 1~4회 정도 한다. 설문조사의 목표는 결과치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설문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로 ‘이슈화’ 되기 위함이다. 한 번은 ‘출퇴근길 호감이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네이버 검하단(검색어 하단 키워드)에 올려지게 되면서 기사가 100건이 넘게 작성되고 블로그에서는 700회의 공유가 되면서 크게 알려진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중앙 선데이에 나갔던 기사인데 제목이 조금 섹시하게 뽑혔던 것 같다. “며느릿감이 ‘놀던 아이’ 아닐까…. 60대 男 충격” 이 기사가 나가고 나서 일요일에는 가입자 수가 확 떨어지는데, 그 날은 3배 이상 높게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나 : 100인의 인턴을 마케팅용으로 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케팅 효과가 컸다. 그리고 인턴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모두 홍보와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서 인턴 분들을 통해서 얻었던 아이디어도 많았다.
마케팅에서는 ROI측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글에서 긴 URL을 숏링크로 변환 후 배포를 하게 되면 Google Analytics에서 사람들이 기사에 접근한 경로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아블라컴퍼니가 나갔던 기사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기사는 “’전설의 해커’ 노정석, 벤처의 전설이 되다.”라는 기사였다.
포잉과 저스팟의 경우만 비교해봐도 가장 회원가입이 활발하게 일어난 때에는 기사가 히트를 쳤을 때이다. 모든 기사가 대박을 친 건 아니지만, 좋은 PR자료를 통해서 기사가 나가게 되면 그 효과는 2~3일 정도는 지속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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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 담당자의 다른 임무 : 회사 내부의 관계

 

나인애 : 생일이나 회사 내 파티 같은 것을 자주 기획하고 행사를 거창하게 치른다. 회사 내부에서 있었던 일들은 사진으로 남게 되어서 직원들의 SNS에 올라가게 되는데 벤처 특유의 회사 분위기를 본 내 친구들은 “너는 항상 즐겁게 일하는 것 같다.”며 부러워하는 눈치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즐겁고 좋은 일들은 비트윈이라는 서비스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부의 직원들을 위한 마케팅도 필요하다. 비트윈의 민트색 티셔츠는 굳이 입으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직원들 스스로 입고 다닌다.

이미나 : 마케팅은 누가 맡아서 담당하는 일이 아니다. 아블라컴퍼니에서는 전 직원이 Growth Hacker(마케터와 엔지니어의 경계에 있는 사람,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함)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프로세스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또 중요하다 싶은 내용들은 발표를 통해 공유한다. 아블라 컴퍼니 내에서는 “Let’s PR together”라는 기치까지 만들어서 홍보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모두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들어보면, 테터엔컴퍼니에서는 블로그 툴을 만드는 회사였던 만큼 모든 구성원이 블로그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었고 PR에 대한 피가 몸 속에 조금씩 흐르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반면에 그 다음 회사였던 엔서즈는 기술기반이라 직원들 모두가 마케팅의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선 내부적으로 서로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서로의 언어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대화가 많이 오가게 되면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가 있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힘을 복돋게 해주는 존재로써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마케팅 담당자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김미경 : 서로가 내부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이음은 말 열심히 하고 잘하는 사람이 ‘이음’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공유하고 이야기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서로가 “으쌰으쌰”하면서 계속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회사 스스로가 그런 원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막연하게 보인다면 그 프로젝트를 몇 단계로 나눠서 단기 목표들을 성정하고 계속해서 점검해나가는 것도 좋다.

 

비석세스의 가장 큰 고민은 한국 내 모든 스타트업이 어떻게 해야 성공해서 글로벌 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조건은 무엇일까? 정부의 지원? 투자자로부터의 자금유치? 아마 내실이 탄탄한 스타트업들이 먼저 생기는 것이 우선아닐까? 오늘 대담에 참석해주신 분들께서 기꺼이 공유해주신 깨알 같은 마케팅 비결과 경험에 비롯한 사례들이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타트업 중 규모가 작거나 업무가 나눠지지 않아 마케팅에 소홀했던 회사들도 마케팅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의무로 여기고 고객과 유저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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