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은 배민, 자취방은 직방, 이사는 짐카로 하세요” 원룸 이사 전문 스타트업 짐카 정상화 대표
2015년 05월 21일

짜장면은 배달의 민족으로 시키고, 자취방은 직방으로 구하는 엄지 만능주의 세대에게
다섯시삼십분의 정상화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이사는 짐카로 하세요"
원룸 이사계의 허니버터칩이 되고 싶다는 짐카는 이제 막 긴 여정의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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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로벌 때 참관객들 짐을 보관해줘서 인기가 많았다. 우리가 직접 제작한 짐박스를 활용해서 비글로벌 측과 콜라보레이션했다. 아이템에 잘 맞는 기획이었고, 홍보 성과도 좋았다. 컨퍼런스에서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밖에도 컨퍼런스 전날과 마지막 날, 비석세스 사무실 짐 운송을 우리가 맡았다.

짐카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짐카는 스마트한 원룸 이사 서비스다. 현재 1인 가구의 수가 500만, 2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1,000만이다. 이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젊은 1인 가구 세대는 모바일에 친숙하기 때문에 자취방은 직방으로 구하고 자장면은 배달의 민족으로 시켜먹는다. 그런데 이사를 도와주는 특별한 서비스는 없다. 이사를 한 번 하려면 온 동네의 박스를 구하러 다니는 것부터 일명 뽁뽁이를 비롯한 이사 도구 구매, 용달차 불러 기사님이랑 문제 없이 짐 나르는 것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이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게 포장이사인데 최소 30만 원인 데다가 영세 업체인 경우가 대다수라 사고에 대한 걱정이 늘 있었다. 짐카는 '이사를 쉽게 만들자'는 명료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비스가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 짐박스, 짐맨, 짐카. 이 세 가지다. 짐박스는 이사를 위한 DIY 패키지라고 보면 된다. 박스 7개에 박스 테이프, 뽁뽁이, 커터칼, 물티슈 등 이사에 필요한 도구가 한 세트에 담겨있다. 가격은 현재 할인가로 24,800원이고, 정가는 27,800원이다.  짐맨은 용달 기사님과의 미묘한 신경전을 없애고자 고안한 인력 서비스다. 우리가 직접 정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해 이삿짐 운반을 돕는다. 용달 기사님은 운전만 해주시면 된다. 쓸데없는 비용 협상이 필요 없어진다. 마지막으로 짐카는 용달 차량을 섭외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용달 커뮤니티와 협업해 서울 시내라면 49,800원에 추가 요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는 서울 지역만 서비스하고 있고 연말까지 수원, 경기도 지역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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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박스 패키지 내용물

요즘 모든 것이 다 우버화되고 있다 하는데, 짐맨의 경우 공유 경제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 있나. 우버 기사처럼 자투리 시간에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누구나 힘은 쓸 수 있으니까 군대 다녀온 복학생 등이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저 임금보다 2배 정도는 보수를 주고 싶어 방법을 계속 고민 중이다. 자유롭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짐맨은 집을 들락날락하는데, 신분 조회는 어떻게 하나. 우버는 범죄 기록을 열람하고 있다. 해당 짐맨의 소셜 활동을 검토한다든가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이사 경험이나 고객 만족도에 따라 보수가 올라가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또 일부 짐맨을 고정 인력으로 두면 나머지 사람들을 일정 부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우리 정직원들이 직접 짐맨으로 나가고 있다.

짐카의 경우 직접 차를 만들어 서비스하면 브랜딩에 더 좋을 것 같은데, 용달 업체와 협업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아직은 초기 단계기 때문에 규제와 비용 문제를 풀기 어렵다. 얼마 전 쿠팡맨 일도 있었지만, 택배 업계와 유사하게 용달 차량도 국가에서 번호판을 발급해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우리도 처음에는 트럭을 구매해서 직접 서비스하고 싶었지만, 허가받은 노란색 번호판을 따는데 한 대당 2천만 원이 든다.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엔 큰 금액이다. 이마저도 2004년부터 신규 발급을 잘 안한다. 정부는 시장 포화 상태기 때문에 발급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도 전략을 '우버'에서 '카카오택시'로 바꿨다. 기존 용달 산업을 해치지 않고 협업하기로 한 것이다.

용달 기사님들 반응은 어떤가.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용달 커뮤니티 운영자에 따르면 힘 안쓰고 운전만 해도 되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고 한다. 이사 할 때 짐 운반 문제로 가격 실랑이하는 것이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다. 한 층 더 올라가면 2만 원 더 내고, 이런 일이 빈번하다. 운영자에 따르면 짐카 서비스만 전문으로 하는 용달 기사님들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가능하면 기사님들과 직접 만나고 차에 짐카 스티커도 붙여 서비스에 통일성을 주려고 기획 중이다.

기존 이사 업체도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이쪽 시장으로 들어오려고 할 것이다. 짐카만의 경쟁력은 뭔가. 품질이다. 기존 이사 업체는 용달 중심, 4인 가구 중심으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사 후 추가 비용이나 파손 보장에 대한 부분이 불명확하다. 사용자 입장에서 연세 높으신 용달 기사님한테 편하게 짐 운반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반면 짐카를 쓰면 가격과 품질이 표준화되어 있고, 젊은 청년들이 짐을 나르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모바일 기반의 O2O 서비스라는 것도 강점이다. 반면 우리는 기존 업체에 비해 이사 노하우가 부족하다. 6월부터 혼나면서 배울 예정이고,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국내 이사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나. 1인 가구에만 집중해도 괜찮은가. 국내 용달 이사 시장같은 경우에는 현금으로 결제가 이루어져서 정식적인 통계 잡기가 어렵다. 우리가 조사한바로는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용달 기사의 수만 8만이 넘는다. 이분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충분히 크다는 걸 의미한다. 현재 국내서는 통인익스프레스, 영구크린이사, 파란이사, KGB 등이 주요 이사 업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원룸 이사는 옵션같은 개념이라, 서비스 관념이 요즘 젊은 층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그 틈새를 파고들어 원룸 이사 시장을 독점할 계획이다.

해외 이사 시장 규모나 트렌드는 어떤가. 일본은 이사 시장이 굉장히 크다. '더0123(THE0123)'이라는 통합 이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트코퍼레이션이라는 이사 업체는 성공담이 재밌다. 남편이 용달 기사였던 부인이 남는 시간에 이삿짐을 옮겨보자고 제안했는데 사업이 아주 잘되어서, 지금은 일본 대표 이사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77년도에 창립한 이곳은 현재 TV 광고도 할 만큼 유명해졌다. 박스 포장부터, 직원 교육, 차량 운영까지 여러 부분에서 깔끔하고 통일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우리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홍콩 화물 운송 서비스인 고고벤이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자취생으로서 서비스가 정말 괜찮다. 기존의 직방 같은 부동산 서비스와 협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진행할 부분이다. 직방뿐 아니라, 이사하고 나면 짜장면 시켜먹어야 하니까 배달앱과도 제휴를 맺을 수 있다.

서비스 확장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짐맨이나 짐카 모두 수평적 확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짐카는 이사 화물뿐 아니라 중고 거래와 같은 일반 화물 운송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짐맨의 경우 1인 가구 이사에 필요한 가구 조립 서비스 등을 추가 제공할 수 있다. 1인 가구 이사 분야를 독점한 뒤에는, 일반적 규모의 이사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 있다. 또 비글로벌에서 만난 외국인 참관객들이 외국인이 한국 내에서 이사할 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영어 서비스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줬다. 이에 따라 한국 내 영어 서비스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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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카 정상화 대표

다섯시삼십분 팀은 짐카 이전에 다른 서비스를 내놓은 적이 있다. 왜 짐카로 전향했나. 우리는 원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다.  이전에 만들었던 서비스는 모바일 종이접기 게임 '렛츠 폴드'다. 작년 한 해 동안 언론, 정부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해외 경험도 많이 했다. 그러나 결국 수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면,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이사의 불편함을 체감하게 되면서 짐카를 시작하게 됐다.

다섯시삼십분을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나와 천영진 공동 대표 모두 게임 업계에 있었다. 나는 온라인 게임사 '엔도어즈'의 유럽 지사장으로 유럽에 한국 게임을 출시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이후 엔도어즈가 넥슨에 인수되면서 넥슨에서 퍼블리싱본부 팀장으로 있었다. 천영진 공동 대표는 게임사 '로이월드'에서 만났다. 이후 모바일 구인 앱인 '알바의 달인'을 만들어 꽤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향후 짐카에 기술력이 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기술을 내려놓은 상태다. 짐카는 기술보다는 서비스 수요가 확실해야 하고 고객 만족도가 좋아야 하는 프로덕트기 때문에 그쪽에 더 열중하고 있다. CTO도 박스나 물류 쪽에 신경 쓰고 있다. 현재 단계에선 그렇지만, 향후 짐카에 우리 회사의 기술 내공이 더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짐카가 없다면 사람들의 생활엔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이사하는 사람은 용달 기사님한테 몇 번씩 전화해서 했던 말 또 하고, 가격 협상하느라 굉장히 피곤해질 것이다. 용달 기사님 입장에서도 요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영업하시느라 스트레스가 심하다. 짐맨을 통한 일자리 기회도 없어질 것이다. 단순히 이사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일원이 성장하고 이익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짐카의 목표와 포부 한 마디 부탁한다. 원룸 이사계의 없어서 못파는 허니버터칩이 될 것이다. 짐카는 원룸 이사 시장의 대표 브랜드가 되고 싶다. 광고를 통한 홍보보다는 조금씩 고객 만족도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다. 원룸 이사는 짐카에게 맡겨달라. 우리가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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