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서비스의 기획
2012년 12월 05일

요즘 SNS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 유틸리티 서비스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성공한 IT 유틸리티 서비스를 떠올려본다면 그 숫자가 적음에 깜짝 놀랄 것이다. 왜 그럴까. 몇 가지 잘못된 기획을 통하여 이런 점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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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장터/렌탈 서비스
내가 가지고 있는 물품 중 필요없는 물품들을 수시로 인터넷에 올린다. 어떤 사람이 특정 물건이 필요해진다면, 사이트에 가서 검색한다. 즉, 그 사이트에서는 계속 내 잉여 자원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가 좋은 사람을 매칭시켜준다. 이 사이트에서 사용자는 물건을 빌릴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안보는 책의 리스트를 인터넷에 올리고, 이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나한테 신청을 하면 내가 책을 배송해준다. BM은 수수료로 한다.

사고 대책 서비스
사고가 났을 때,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차 사고가 났을 때 어디에 가야지 좋은 수리 서비스를 받는지와 같은 정보가 필요하다. 사고가 났을 때 사고정보를 여기저기 자동 전송하고, 견적을 받는 서비스를 만들면 될 것이다. BM은 수수료로 한다. 그리고 보험의 비교서비스도 필요할 것이다. 여러 보험이 있는데 뭘 선택해야 할지 너무 어렵다. 보험을 선택해주는 애드온을 덧붙인다. 역시 BM은 수수료로 한다.

커피숍 찾기 서비스
우린 매일 커피숍에 간다. 처음 도착한 곳에서도 미팅할 때도 커피숍을 찾는다. 커피숍을 찾아주는 앱을 만들면 큰돈을 벌 것이다. BM은 쿠폰 등의 수수료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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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서비스들은 잊을만하면 또 누군가가 기획해서 들고오는 서비스이다. 위 서비스 기획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왜 저런 서비스는 항상 실패하는 것일까.

IT 서비스는 BM을 따지기에 앞서 PV를 따지는 것이 원칙이다. 비록 PV가 BM과 연결이 안 되어 버블만 남기더라도 말이다. 버블이라도 남기는 서비스가 그렇지 않은 서비스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충분한 PV를 뽑아낼 수 있는 서비스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PV를 뽑아낼 수 있는 서비스의 대표적 예가 페이스북과 같은 SNS이다. 사이트를 만들어서 PV를 뽑아낼 수 있는 만큼 뽑아낸다는 것이 기획의 첫걸음이다. 그러므로 ~를 위한 SNS와 같은 기획으로 스스로 PV를 포기하는 것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예전 글<SNS 패러다임의 조건>을 참고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PV를 뽑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틸리티서비스는 보통 서비스/컨텐츠 공급자(갑)와 서비스/컨텐츠 소비자(을)가 만나는 마켓플레이스로 이루어진다. 여행서비스나 지식인과 같은 서비스에서는 갑-을이 동일인이기도 하다. 이 패러다임을 염두에 두고 PV를 뽑아낼 수 있는 조건들을 파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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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시업데이트. 또는 1일 하루의 정확한 업데이트

KBS 9시 뉴스를 떠올려도 좋다. 네이버 뉴스를 떠올려도 좋다. 네이버 웹툰도 좋다. 유틸리티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이음'이 가장 좋은 예다. 아니면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라도 떠올려보자.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루에 한 번 업데이트가 된다. 그것도 정확한 시간에. 이용자로써는 하루에 한 번 이 사이트를 이용하게 된다. 그러면서 브랜드가 각인되고, 이용습관이 형성된다. 그 뒤에 어떤 BM을 꽂을지는 그다음에 생각하자.

2) 심각한 수준의 니즈의 일상화

만약 컨텐츠의 수시업데이트가 동작하지 않는다면, 반대로 컨텐츠는 그대로, 고객이 바뀌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여행 호텔 예약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낯선 나라에 떨어졌는데 호텔이 어디 있는지, 이 가격이 정상적인지 궁금해하는 여행객은 전세계적으로 거의 일정할 것이다. 호텔은 변하지 않는다. 여행객이 변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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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갑-을 둘 중에 하나는 계속 변해야 서비스의 구조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완결된 만화책이라고 한번에 컨텐츠를 다 뿌릴 필요가 없다. 매일 정시에 컨텐츠가 올라오는 것만큼 좋은 PV유발책은 없다. 그럼 이제 위 서비스들의 문제점을 파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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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찾기 서비스
커피숍이 하루에 한 개씩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매우 놀라운 커피 맛을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집 앞에 한 개씩 매일 생긴다면 이 서비스는 성공할지도 모른다.

사고대책 서비스
차사고를 대비해서 에어백을 구매할 사람은 많다. 그러나 차사고를 대비해서 에어백을 개발할 사람은 없다. 정부의 긴급사고공지 SNS를 읽을 사람은 있어도 사고가 날 것을 대비해서 앱을 미리 깔아둘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서비스는 충분한 PV를 못 만들고, 따라서 마케팅하기가 힘들며, 결국 수익을 뽑아내기가 어렵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매일 백만 명의 보험 신규가입자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각 보험이 그렇게 다른 것도 아니다. 차 보험을 들려다가 생명보험을 드는 사람이 많다면 또 모를지도.

중고장터/렌탈 서비스
사람이 중고장터를 이용하는 것은 무엇을 사기 위해서, 또는 무엇을 팔기 위해서이지, 내가 가지고있는 쓸모없는 물건의 리스트를 업로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벤트가 일어나지않는데 유져가 무언가 지속해서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  물론 어떤 사람이 <아이패드미니 10일간 무료 대여서비스>같은것을 하여 '절실한' 니즈를 찾아낸다면 또 모를 일이겠지만 말이다.-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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