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그녀의 Startup Interview] 20년 역사의 이스라엘 GIZA 벤처캐피털 회장 제브 홀츠만 인터뷰
2014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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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ZA 벤처캐피털(GIZA Venture Capital)은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벤처캐피털이다. GIZA 벤처캐피털은 1992년 당시 설립되어  20년간 10명의 각계 전문가와 함께 101번의 투자와 33번의 엑시트(Exit) 성과를 이루어, 이스라엘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투자받기를 꿈꾸는 곳이다. ‘기자(GIZA)’라는 이름은 제브 홀츠만(Zeev Holtzman) 회장이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위치한 기자(GIZA) 지역에 방문한 뒤 그 인상을 강하게 받았고, 공교롭게도 제에브 회장과 공동 창업자의 이니셜과도 일치하여 ‘기자’라는 이름으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GIZA 벤처캐피털(이하 GIZA VC)은 다른 이스라엘 벤처투자사와 달리 ‘초기 시드 단계’ 투자에 특화되어 유명하다. 이외에도 아시아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눈여겨 보고 아시아 전 지역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해왔다. 따라서 GIZA VC 회장인 제에브 홀츠만 역시 지난 주 한국 요즈마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데모데이‘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였다.

왼쪽부터 이원재 한국요즈마 지사장, Comigo의 회장 도브 모란, 요즈마그룹의 회장 이갈 에를릭, 기자 VC의 회장 제에브 홀츠만, 텔아비브 경영학과 총장 클라프터.

데모데이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이원재 한국요즈마 지사장, Comigo의 회장 도브 모란, 요즈마그룹의 회장 이갈 에를릭, 기자 VC의 회장 제에브 홀츠만, 텔아비브 경영학과 총장 클라프터.

GIZA VC는 텔아비브 대학교 부근 아인슈타인 거리에 위치한 라맛 아비브몰 타워의 고층에 위치해 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처럼 20년이 넘는 역사를 보유하여 이스라엘 업계 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창업자가 투자사 회의실에 앉아 투자자를 기다리며 가슴을 졸이듯, 필자 역시 처음으로 벤처캐피털을 방문하는 감회가 색달랐다.

이윽고 텔아비브 대학교 행사에서 만났던 기 담당자 유발 애브니(Yuval Avni)가 웃는 얼굴로 회의실에 들어왔고, 그에게 벤처캐피털 전반에 대한 질문을 하는 사이, 제에브 홀츠만 회장 또한 회의에 동석했다. 그가 바쁜 일정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준 데 감사를 전하며 바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제브 홀츠만 회장의 대답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원시원하게 바로 이어졌다.

GIZA VC는 1992년 설립되어,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캐피털로 자리매김하였다. GIZA VC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GIZA VC는 설립된지 거의 20년이 되었고, 벤처 시장 형성 초기에 설립된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펀드 중 하나이다. (1992년 당시 요즈마 펀드를 비롯하여 GIZA VC, 제미니 VC 등이 설립되었다.) 자사는 시드 단계에 특화되어 있으며 혁신 기술을 보유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거의 100여 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그중 35개는 엑시트를 성공했다. 투자 분야는 어느 한 곳에 국한되지 않으며, 모든 기술 분야에 대해 투자한다. 각 분야마다 전문 팀이 구성되어 있다. 주로 반도체, IT/SW,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 모바일, 헬스케어, 클린 테크(Clean Tech) 등 이스라엘에 집중된 관련 기술에 투자하지만, 특별히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도 투자한다. 저희 투자자는 대개 해외에서 연금 기금, 재무 기관에서 일한 이력 등 다양한 배경을 보유하고 있다.

10개 한국 스타트업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는 제에브 홀츠만 회장.

10개 한국 스타트업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는 제에브 홀츠만 회장.

요즈마 라하브 프로그램의 데모데이에서 한국 스타트업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다. 한국 스타트업의 피칭을 보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아주 흥미로운 데모데이였다. 한국에서 온 스타트업 10팀을 보았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술 기반 스타트업부터 인터넷 콘텐츠에 집중한 스타트업도 있었다. 아주 대단한 팀들이었다. 집중해서 본 것은 무엇보다 팀 그리고 CEO 였다. 자사 아이템에 대해 아주 헌신적이라는 점을 볼 수 있었고, 피칭도 아주 흥미로웠다. 각 스타트업을 20분 동안 지켜보면서(발표는 8분,  Q&A는 12분이었다.) 향후 투자를 하고 싶은 스타트업도 있었다.

아시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현황이 어떠한가?

자사는 아시아 스타트업에도 투자한다. 현재까지는 대만에만 투자를 했는데, 앞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희망한다. 이를 테면 한국 벤처캐피털 펀드, 한국 투자자들과의 협력으로 초기 스타트업에 공동투자를 하는 것이다. 한국은 마케팅과 제조업에 강점이 있고, 지리학적으로도 시장가능성이 큰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근접해있다. 이스라엘에는 다수의 다국적 기업 R&D 센터가 있고, 이를 통해 해외진출이 더욱 용이하다. 이렇게 한국의 엔지니어링 기술, 기업가정신과 이스라엘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결합하면 공동투자를 할 때 강한 협력으로 스타트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다. 한국과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을 큰 성공으로 이끌고 싶다.

스타트업의 피칭을 볼 때 어떤 면을 중요하게 보는가?

첫째, 시장의 크기이다. 이 스타트업이 공략하는 시장의 크기를 보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일수록 그 스타트업에 대한 잠재적 성장률이 매우 크다. 둘째, 창업가와 그 팀을 본다. 이 팀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지 그 잠재력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스타타업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와 기술이다. 고유의 기술인가, 새로운 기술인가, 혹은 다른 기술을 모방한 것인가 본다. 다시 말해, 시장과 팀 그리고 기술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다른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에 비교하여 GIZA VC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특별히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시드 단계(초기) 스타트업을 본다. 다른 벤처캐피털은 더 성장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거나 콘텐츠 기업에 투자를 주시하는데, 자사는 주로 혁신 기술을 가진 초기 인큐베이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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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벤처캐피탈 내부.

GIZA VC은 20년이 넘는 긴 역사가 있다. 그런 오랜 역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20년의 역사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먼저 큰 노하우와 경험을 구축하였다. 투자를 할 때 스타트업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어떤 면을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있다. 숙련된 프로세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축적된 노하우는 벤처캐피털의 투자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점으로 작용한다. 두 번째는 오랫동안 다져진 차별화된 전략과 공동 투자자와의 관계, 업계 네트워크가 아주 공고하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산업군에 있어서 외부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점 때문에 다른 스타트업과도 일하면서 네트워킹이나 사업 개발 지원이 더욱 용이하다.

현재 이스라엘 내 벤처캐피털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

항상 그렇지만 ‘어떤 스타트업이 최고로 투자하기 좋은가. 가장 왕성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어디인가.’이다. 그런 스타트업에 어떻게 다른 투자자들보다 제일 먼저 다가가느냐가 이슈이다. 다른 데서 그 스타트업에 대해 듣거나 신문을 통해 읽는다면 이미 늦다. 시장의 트렌드, 미래의 동향이 어떤지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향후 수요와 기존 대안의 문제점에 대해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능동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시장의 트렌드는 어떠한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클라우드 기반(Cloud Activity), 분석적 접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기반(Software Infrastructure), 헬스 케어, 디지털이다. 세계는 이 방향으로 가고 있고, 자사 또한 이 분야에서 최고의 스타트업을 찾아내려고 한다.

기자벤처캐피탈에서 메디컬 부분의 투자자인 유발 애브니(Yuval Avni)

기자벤처캐피탈에서 메디컬 부분의 투자자인 유발 애브니(Yuval Avni)

스타트업 15개 중 단 하나 만이 10배의 수익을 낸다.

이번 인터뷰는 데모데이 날 제에브 홀츠만 회장님을 만난 인연과 유발 애브니(Yuval Avni) 씨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필자는 우연히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GIZA VC의 메디컬 부문 투자전문가 유발 애브니씨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인터뷰 영상에서 오른쪽에 자리하신 분이다.)

그는 벤처캐피털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통계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 15개 중에서 5개는 문을 닫고, 4개는 투자 받은 금액을 정확히 상쇄한 채 끝나고, 그 중 3개는 투자받은 금액의 3배의 수익을 내며, 그 중 2개는 투자금액의 2배의 수익을, 그리고 15개 중 단 하나의 스타트업만이 10배의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벤처캐피털은 평균적으로 2.4 배의 수익을 낸다.

이는 스타트업 사업발표를 하는 스타트업 창업가 만큼이나 벤처투자자 역시 가슴을 졸이는 결정을 매번 내린다는 점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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