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 변호사의 NY LIFE STORY] 뉴욕에서 네트워킹의 신이 될 수 있는 5가지 비법
2014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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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는 매일 저녁 행사가 많이 있다. 리셉션(Reception), 해피 아워(happy hour),갈라(gala), 네트워킹 이벤트(networking event)등 하루에 가야 할 곳이 여러 개 겹치는 날도 자주 있다.

 얼마 전에는 뉴욕주 변호사 모임에서 큰 행사가 있었다. 거의 천 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일 년에 한 번씩 모이는 큰 이벤트였다. 여기서 한 4년 전쯤인가 만났던 한 로펌의 파트너와 우연히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 변호사는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10년 전에 자신의 로펌을 시작해서 세계적인 로펌으로 성장시킨 사람으로서, 훌륭한 변호사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기업가로서도 유명한 분이다.

몇 년 전에도 아마 비슷한 행사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이분은 놀랍게도 나의 이름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반갑게 나의 이름을 부르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면서 미소를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떻게 나의 이름과 또 나에 대해서 기억을 하지? 수없이 많은 사람을 계속 만날 텐데.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유명한 CEO 중 포토그래픽 메모리(photographic memory, 사진을 찍은 듯 정확한 기억력)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이 사람도 그렇게 뛰어난 기억력이 있는 것일까?

그 다음 날 아침, 그분한테서 이메일이 왔다. 어제 만나서 반가웠다고, 나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곧 다시 만나서 책을 주기로 했다. 그는 내가 수년 전에 주었던 명함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고, 곧바로 찾아내서 이메일을 보낸 것이었다. (내가 먼저 이메일을 보냈어야 했는데, 그분이 먼저 이메일을 보내서 나는 그냥 답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이 왜 이렇게 성공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없이 많은 모임과 이벤트들을 다니다 보면 몇 년은커녕 솔직히 어제 만난 사람들도 다 잘 기억이 안 난다. 집에 오면 가방에서 쏟아지는 많은 명함이 있지만 누가 누구였는지 다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그냥 쌓여가는 명함만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는 사람의 얼굴은 잘 기억하는 편인데, 이름을 잘 기억 못 해서 창피한 이야기지만 금방 이름을 들었는데도 곧 잊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때로는 행사 장소가 시끄러워서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고, 여러 번 물어보기가 미안해서 그냥 알아들은 척하기도 한다. (뉴욕에는 여러 나라 출신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있어서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도 흔히 있다.)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기억해주니까 그렇게 고맙고 신기할 수가 없었고 거의 감동의 수준이었다.

‘사람의 이름 잘 기억하기’는 내가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인데 많은 행사에 다닐수록 만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따라서 점점 어려워지는 숙제이다.

뉴욕의 테크와 스타트업 커뮤니티에도 정말 많은 행사가 있다. 얼마 전에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프리파티(SXSW pre-party)에 다녀왔는데, 갱스부르 호텔에 수백 명의 스타트업 업계의 사람들이 한곳에 모였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인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에 진출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에서의 네트워킹과 파티, 행사 문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한국과 이러한 부분에서도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미국사람들도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 가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짧은 시간 안에 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느끼게 해서 행사 후에도 연락하고, 또 사업에까지 도움을 주는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이 이런 걸 잘하는 성격이 아니라고 해도 좌절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일이든지 노력하고 경험을 쌓으면 나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수년간 다양한 업계의 수없이 많은 행사를 다녀본 결과, 배운 것이 몇 가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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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짧은 시간이라도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에 진심을 가지고 경청을 할 것.

이런 행사에 다녀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네트워킹' 하러 왔기 때문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내가 여기서 만나야 할 더 중요한 사람은 없는지 계속 눈은 다른 데로 돌리면서 건성으로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듣는척해도 “faking” 하는 것은 다 보인다. 내 말을 대충 듣는 사람에게 호감이 생길 리가 없다. 솔직히 그 행사에 온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는 없다. 나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몇 명도 좋은 인연이니, 짧은 시간이라도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진심을 기울여 듣고, 그들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내가 말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더 많이 들어줄 것.

이것은 네트워킹이나 행사에서 새로 만난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 말을 많이 한 사람보다, 말을 들어준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말을 많이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었을 텐데, 오히려 듣기를 더 많이 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난 이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이해받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즈음처럼 바쁜 세상에서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다면 그 사람에게 당연히 좋은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누가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때 우리는 이해받고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3. 팔로업(Follow-up)을 할 것.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다시 연락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의 친구 중에 어떤 사람들과도 쉽게 잘 어울리고 대인관계가 참 좋은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인맥도 훌륭한데, 그는 누구를 만나면 가능하면 하루 안에 이메일을 보내고, 했던 대화 내용 중의 한 부분에 대해서 멘션을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만난 사람이 주말에 자신의 딸 피아노 연주회에 간다는 말을 했으면, 연주회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이야기를 이메일에 쓰는 것이다.

 4. 이름을 기억할 것. 스펠링까지도.

이 부분은 나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름 하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아주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물론 쉽지 않지만 나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나의 영어 이름은 셀리나(Celina)인데 미국에서 “셀리나”라고 발음하는 이름은 대부분 “Selena”라고 스펠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름을 말할 때 “C”로 시작하는 셀리나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온 이메일을 보면 Selena라고 하는 경우가 있고, Celena, 또는 Celine(가수 셀린 디온 처럼)으로 쓰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답장을 하면서 끝에 “Celina”라고 하면서 보내도, 또 틀린 스펠링으로 이메일을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나의 마음에서 괜히 점수가 깎인다.

미국사람들은 같은 이름이라도 스펠링을 다르게 하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에 이메일을 할 때는 그 사람의 이름을 어떻게 스펠 하는지 확실하게 확인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좋다.

 5. 다양한 경험을 할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처음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있다. 한국사람들끼리 만나면 비교적 쉬워도 전혀 다른 문화와 출신 배경을 가진 외국인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공통적인 관심사를 찾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할수록 대화할 수 있는 주제는 넓어진다. 여행도 다니고, 책도 많이 읽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 주제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더 깊이 있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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