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기자의 스타트업 노how] 스타트업의 회계관리
2012년 11월 08일

90년대까지만 해도 저축은 미덕이었습니다. 하지만 금융과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저축보다는 투자쪽으로 방향이 선회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끼고 저축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기업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버는 것만큼 나가는 것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업활동을 회계관점에서 보자면 최대한 적은 비용을 지출하여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리면 됩니다. 즉, 투입대비 산출을 극대화 시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중에서 회계를 세무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출은 영수증 처리하여 맡기고, 때에 따라 세무사가 요청하는 자료를 기입하여 보내주면 부가세 신고는 물론 연말결산까지 다 알아서 해줍니다. 그리고 흔히 알고 있는 손익계산서와 재무제표를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한다고 회사의 모든 회계 업무가 끝일까요? 물론 형식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부분은 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내에서 필요한 회계업무에는 먼가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3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합니다. 일반용, 관리용, 내부보고용이 그 3가지입니다.

  • 일반용 - 회계기준에 맞춘 재무제표
  • 자원 관리용 - 업무 행위별 투입대비 산출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 내부 보고용 - 기간별 내부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한 자료

일반적으로 쓰이는 재무제표는 회계 기준에 맞추어서 정리합니다. 세금과 결산 등을 위해 작성하기는 하나 복잡한 용어, 회사 전체적인 흐름만 보여지는 지표라는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내부보고용과 관리용으로 구분하여 별도의 지표를 만들게 됩니다.

일반 재무제표는 기준에 맞추어 기입하면 되기에 자원 관리용과 보고용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자원 관리용

각 계정과목들을 투입대비 결과물을 보기 쉽게 구성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인건비, 용역수수료,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의 계정과목들은 어떤 업무를 위해 쓰여졌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업무단위별로 잘게 쪼개어 기입합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2개의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A와 B와 관련된 모든 것은 나누어 기입합니다. 투입되는 인력은 물론 식대, 미팅을 위해 쓴 커피값같은 작은 부분까지도 분리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인건비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이 인건비도 분리합니다. 두 업무를 공통으로 담당하는 동료가 있다면 그 동료의 인건비까지 비율에 맞추어 나누어 계산합니다.

꼭 프로젝트가 다르지 않아도 업무단위별로도 구분합니다. 홍보, 개발, 영업 등과 관련된 비용을 개별 항목별로 나누어 계산하는 겁니다. 홍보 방법이 여러가지일 경우 그것도 세부적으로 나누어 기입합니다.  

또한 실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주위의 도움을 통해 해결하는 일이라도 별도로 기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이야 도움을 통해 비용절감을 할 수 있지만 추후에는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어떤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 어느정도의 투입이 필요한지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회계가 인건비, 복리후생비, 홍보비와 같은 명사 형이라면 내부 검토용은 행동에 기반한 동사형으로 기입합니다. 이 경우의 가장 큰 장점은 각 업무 활동이 얼마의 비용이 들어갔는지 눈에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반성과 함께 계획을 세우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리고 각 행동별 결과물의 가치를 수치화 할 수 있다면 투입대비 산출을 추산하여 어떤 업무가 가장 효율적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효율이 높은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이죠.

이는 어느정도의 투입으로 얼마만큼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라는 점을 논리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어느정도의 자원을 투입하면 어느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라는 것을 추산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내부동료들을 위한 회계지표가 필요합니다.

이는 최대한 간단하게 누구나 보고 회사의 돈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마치 어릴적 용돈기입장을 쓰듯이 하되, 최대한 어려운 말을 쓰지 않도록 합니다. 항목도 최대한 간촐하게 합니다. 회계가 중요하긴 하지만 모든 업무의 사람들이 다 그 전문용어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용역수수료, 복리후생비, 감가상각비 등과 같은 어려운 용어보다는 '멀 해서 얼마를 벌었고, 무엇을 하는데 얼마를 써서 이번 말에는 얼마의 이익이 나고 얼마가 남아 있다' 정도의 흐름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방법이 좋은 점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가장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동료들이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분명 돈과 사람과 관련된 일은 최종 책임자의 고유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과 자신만 알고 있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공개를 통해서 오히려 내부의 결속력과 충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회계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스타트업이 많을 것입니다. 그것은 외부에 맡기고 핵심역량에만 집중하기 위함이겠죠. 하지만 직접 해보면서 현금흐름을 직접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짤 때,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거나, 가장 적합한 홍보수단과 유통채널을 찾는 등의 업무에 꼭 필요합니다.

하루 혹은 일주일 단위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한다고 할 때 10분 정도의 시간만 더 투입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자원관리용을 나누어 처리하고, 나중에 필요에 따라 항목을 묶으면 됩니다.

처음에는 무의미한 작업일 수 있지만,  지출 항목이 조금씩 많아지고, 진행하는 프로젝트 등이 많아질 경우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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