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글로벌 ‘챗봇’ 스타트업 5선
4월 25, 2016

챗봇(chatbot)이란?

지금까지 메신저 앱을 '친구'와만 이야기하는 앱으로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니즈를 해결해주는 '로봇 도우미'인 '챗봇이 점차 주류기술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텔레그램을 비롯해 국내 네이버, 다음 등 대규모 IT 분야 기업들이 챗봇을 상용화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각 기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챗봇 '테이(Tay)'는 24시간 만에 약 9만6천 개의 트윗을 올리고 11만 명의 팔로워가 생겨 주목을 받았지만 18세~24세 사용자 특화 서비스였던 '테이'는 불행히도 이 연령대 사용자들의 장난기를 고려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사용자들이 '테이'에게 홀로코스트, 9.11 테러, 인종차별 등에 관해 묻자 '테이'가 아래와 같은 발언들을 쏟아내 결국 24시간 만에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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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어느 정도 규칙이 정해진 채팅을 통한 예약 서비스는 이미 상당히 보편화해 있다. 독일 등에서 상용화된 '왓츠앱 택시(WhatsApp Taxi)'를 활용하면,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채팅창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현재 위치를 전송하고 '왓츠앱 택시'가 질문한 것에 대해 간단히 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챗봇으로 예상되는 비즈니스 구조 변화

챗봇의 성장에 따른 장기적인 파괴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은 바로 구글이나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을 메신저가 대신하게 되면서 메신저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사람들은 검색엔진을 통해 필요한 것을 직접 '검색'하기보다 점차 메신저를 통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검색은 메신저를 통해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추가로 얻는 도구로 그 위상이 추락할 것이다. 과거 구글의 검색서비스에 놀랐던 사람들이 검색한다는 말 대신 '구글링한다'는 말을 써온 것과 같이 본격적인 챗봇의 성공 모델 등장에 따라 '구글링'을 대체하는 말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미 시장에 등장했거나 앞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던 수많은 앱이 '메신저 앱'으로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여행을 가기 위해 여행 앱으로 항공편을 예약하고, 각종 쇼핑 앱으로 쇼핑하고, 통신사 앱으로 부가서비스를 신청하고 소셜 앱으로 산 할인쿠폰으로 헤어샵 머리 손질을 예약했지만, 앞으로는 이 모든 서비스를 메신저 하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챗봇 분야 주요 스타트업

1. 메신저, 킥(Kik)과 위챗(WeChat)

북미지역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앱인 '킥(Kik)'은 최근 화장품 회사인 세포라(Sepora), 의류회사 에이치앤엠(H&M) 등 16개 회사와 협업해 봇숍(Bot Shop)을 열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4월 24일 현재(현지시각 기준) 협력회사는 33개 회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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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숍에 입점한 회사와 채팅을 하기 위해서는 메신저 내에서 직접 봇숍 메뉴로 이동해 거기서 채팅하고 싶은 업체를 고르거나(33개 업체 모두 가능), 메신저 가장 상단에 고정된 킥 창에서 '@'을 입력한 뒤에 추천되는 회사명을 고르면 된다.

봇숍 외에도 킥과 연동된 대화창에 들어간 뒤 '@'를 눌러 자동으로 나타난 직접 채팅할 수 있는 업체 리스트 중 하나를 골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현재는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 바인(Vine), 더스코어(theScore) 등 6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번 업체를 선택해 이용한 후에는 메신저에서 친구와의 대화창이 열린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킥은 봇숍을 향후 핵심 서비스로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킥 홈페이지에서는 "웹사이트와 앱의 시대가 가고, 이제 봇의 시대가 왔다"라고 홍보하면서, 자신들의 메신저에 봇을 만들기를 권장하며 상세한 적용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챗봇 비즈니스에서 선두주자는 중국의 '위챗(WeChat)'이다. 중국의 채팅 기반 앱인 '위챗'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쇼핑에서부터 비행기 표 예약, 영화 표 예약, 호텔과 병원예약 등을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위챗의 직원이 직접 고객의 질문에 대응하는 형식이었지만, 현재는 기구축된 데이터에 기반을 두어 위챗 챗봇이 대응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2. 쇼핑, 메지(Mezi)와 오퍼레이터(Operator)

'메지(Mezi)'는 쇼핑 분야에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지' 앱을 다운받아 실행해보면, 여행, 패션, 전자제품, 선물 등의 카테고리가 있다. '메지'의 경쟁사인 '오퍼레이터(Operator)'의 경우, 가입단계에서부터 채팅을 통해 정보입력이 진행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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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한 이후 열린 창에는 서비스가 가능한 분야를 설명하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What can I find for you today?)'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다. 채팅창에 찾고 있는 아이템에 관해 물으면 예산을 등을 묻는 상세 질문이 다시 등장한다. 답을 입력하면 선택한 옵션에 따라 후보 아이템을 추천해준다.

3. 스케줄러, 엑스닷에이아이(x.ai)

아직 베타서비스 중인 '엑스닷에이아이(x.ai)'는 구글이나 아웃룩 캘린더 등의 정보를 활용한 스케줄러 앱이다. 가입한 사용자가 자신이 주로 활용하는 캘린더 앱을 지정하면, '엑스닷에이아이'에서 그 정보를 확인하고 스케줄을 잡아준다.

블룸버그 통신에 기사화되는 등 유명세에 비하면 가입자 처리는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 기자가 실제로 가입신청을 한 결과 205번째 그룹에 속해있다는 이메일 연락을 받았다. 지난번 '한국의 인공지능 5선'에서 소개된 국내 코노랩스의 '코노(kono)'가 '엑스닷에이아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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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러 앱의 작동방식은 사실 지역별 기업문화와도 상관이 있다. 대부분 업무가 우리나라에서는 전화로 진행되지만, 이와 달리 대부분 이메일로 이루어지는 미국 문화에서는 이메일을 활용한 방식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당사자가 제삼의 장소에서 미팅이 필요한 경우, 참조(cc)를 통해 '엑스닷에이아이'에 가능한 일정 확인과 미팅장소 리서치를 부탁하는 메일을 보내면, '엑스닷에이아이'가 양쪽의 스케줄을 확인하거나 한쪽의 스케줄에 따라 상대방에게 옵션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챗봇의 한계

불행히도 스케줄러와 쇼핑 서비스는 대부분 아직 실시간이 아니다. 실제로 위에 소개된 메지를 통해 티셔츠 추천을 요청한 결과 약 20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7개의 추천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아직은 봇이 아니라 실제 인간에 의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직은 진정한 의미의 챗봇이라기보다 일종의 검색대행 앱인 셈이다. 봇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절반은 인간(메지)'이라거나, '나는 살아있는 인간이에요(오퍼레이터)'라고 답변했다.

또한,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엑스닷에이아이에서 근무하는 인공지능 트레이너들'에 대한 기사를 발행하기도 했다. '엑스닷에이아이'의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처리한 결과물을 '인공지능 트레이너'들이 감수해야 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공지능 트레이너'로 근무했던 사람들에 의하면, 메일을 확인하는 업무는 사실상 대부분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에 의해 처리된다고 밝혔다.

이 분야의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중국의 위챗과 같이 MVP(Minimum Viable Product)로 우선 서비스를 출시한 뒤, 데이터 누적과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인공지능 모델로 변환하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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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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